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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Feb 23. 2024

새로운 나를 상상한다

조 디스펜자,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한언, 2009) 중 한 단락

우리는 다양한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이 자극들을 서로 묶어 그것들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것을 정보로 저장한다. 이때 경험의 감정적 기초가 되는 처음의 감각자극이 강할수록 그 사건을 기억으로 저장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 조 디스펜자, 김재일, 윤혜영 옮김,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한언, 2009)



기시감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면접장에는 중년의 두 남성이 앉아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틈이 생길 때마다, 나의 생각은 그때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


비슷한 조건의 상황이었다. 중년의 두 남성이 맞은편에 앉아있었고 즐겁게 인터뷰를 했고 입사를 했고 면접을 봤던 사람들과는 다른 다른 사람과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사와 부하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역할 관계의 둘 사이는 묘한 경쟁 관계가 되었다. 그는 나의 실력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나는 때때로, 그 원인을 채용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돌리곤 했다.


오늘의 면접장과 그날의 면접장은 다르다. 인터뷰어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고, 나의 직무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진행하는 동안 집중하지 못한 채, 과거의 그 강렬한 기억에 사로잡힌 내 모습이 괴로웠다.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사고과정이 뇌에서 작동하는 익숙한 신경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마음의 틀은, 이미 존재하는 이 신경망의 조합으로 과거의 강렬한 기억 요소와 현재의 약한 기억 요소를 연결하여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게 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나쁜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익숙한 흐름을 깨고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한 변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자 밖에서 생각하기'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기초로 하여 기존의 것과는 다른 배열로 신경회로를 만들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뇌를 단련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매일 같이 반복해 굳어진 습관적인 사고방식의 신경망을 깨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러웠던 사고방식을 멈춰야 하는 것이다.

- 조 디스펜자, 김재일, 윤혜영 옮김,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한언, 2009)


저자는 변화를 만드는 방법으로 ‘심적 시연'을 제안한다. 이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행동을 실제처럼 체계적,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육체적으로 어떤 행위나 기술을 연습하는 ‘자기 자신’을 정신적으로 보는 것이다.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심적 시연'은 과거에 행동하던 방식(과거의 나)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다른 사람이 되는 것)하는 자신을 상상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또한, 되고 싶은 새로운 ‘자아'와 사랑에 빠지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자아에는 연결할 감정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모든 기억에는 그에 상응하는 감정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자아의 비전에 연결할 수 있는 감정이 우리의 내면에서 불러온 사랑뿐이라고 말하며, 사랑이 우리가 새로운 자아를 받아들일 때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감정이라고 덧붙인다.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나의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그런 나의 새로운 모습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더 쉽지 않다. 나와 사랑에 빠지라니. 간지러운 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고로 시도는 해볼 만한 게 아닌가 하고.


결론적으로 우리가 생존에 얽매이는 데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활성화하고(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들고), 우리의 마음을 바꾸고(몸에 전달되는 화학적 메시지를 바꾸고), 행동을 수정하면(새로운 경험을 통해 세포의 화학반응에 영향을 미치면) 우리는 진화에 길에 들어설 수 있다.

- 조 디스펜자, 김재일, 윤혜영 옮김,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한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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