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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Apr 18. 2024

돈을 배우다

권오상, <돈을 배우다> 중 한 단락



돈에 대한 책들은 대개 다음 둘 중 하나를 이야기합니다. 노골적으로 “이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꾀거나, 보다 은근하게 저자만 아는 ‘부자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식이죠.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이 돈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합니다. 지엽적이지 않은, 보다 거시적인 공부를 통해 투자나 돈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버는 것, 불리는 것, 그리고 쓰는 것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돈의 실제 프레임을 제시하여,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아닌 개인 관점에서 돈의 총체적 라이프사이클을 망라하는 기본적인 철학과 원리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이죠.


오늘은 돈을 버는 것에 관한 내용을 다뤄보고 싶어요. 저자가 말하길, 돈을 번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란 ‘충분한 현금이 꾸준하게 들어오는 상태’를 말합니다. 버는 돈의 꾸준함이 중요한 이유는 나가는 돈이 꾸준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생존은 물론 그 이상의 생활을 누리려면 돈을 쓰지 않을 수 없는데, 써야 하는 돈이 늘 있기 마련이기 대문에 버는 돈도 꾸준하게 들어와야만 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입니다.


돈을 쓰는 법에 관해서는 이야기하기 막막했다고 고백하는데요. 돈을 어디에 써야 하고, 왜 써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가치관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무조건 돈 쓰기는 각자가 알아서 할 문제라고 치부해 버릴 수는 없으므로 돈 쓰는 법에 대한 제1원칙을 제안합니다. 그것은 바로 ‘제대로 쓰고 싶은 일을 정하라'는 것입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큰돈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돈을 목표로 했느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다. 대부분은 자신의 일이 좋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대답한다. 어쩌면 자신이 평생을 걸고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궁극의 돈 버는 법일지도 모른다.

- 권오상, <돈을 배우다>


기업가 일론 머스크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가는 미래를 꿈꾸며 로켓 개발 회사 스페이스 엑스를 세웠고, 화성 정착지에 필요한 태양광 발전 시설, 전기자동차 등을 만드는 솔라 시티 회사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갖고 있는 돈 2,000억 원을 남김없이 모두 쏟아부었죠. 우리 모두가 머스크가 될 순 없고, 그처럼 14조 원의 돈을 갖기도 쉽지는 않지만 머스크가 했던 것처럼 스스로 피를 들끓게 하는 대상을 만들어 그에 매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돈 쓰고 싶은 일을 먼저 정하고, 그다음에 돈 벌기와 돌 불리기를 바라보는 게 올바른 순서일 것이라며 챕터를 마무리 짓습니다.


얼마 전, 조승연의 유튜브에서 <돈의 심리학> 작가 모건 하우절의 인터뷰가 떠올랐습니다. ‘저축은 미래의 자유를 위한 가장 가성비 좋은 투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제 그 말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행복의 3요소 중 자율성이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분명 현재의 자유뿐만 아니라 장기적 미래의 관점에서 자유도 소중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잘 벌고, 잘 쓰고, 잘 저축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이제야 피부로, 책을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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