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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Apr 23. 2024

집중하는 삶이 최선의 삶이다

칼 뉴포트, ≪딥 워크≫ (민음사, 2017) 중

끝내야 할 일이 있어서 자료를 찾아보다 갑자기 사야 할 생필품이 생각나 네이버 쇼핑 페이지를 둘러보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잠시만 쉬었다 일해야지, 하고 SNS를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1시간이 지나있을 때도 있고요. 이런 행위를 의도적으로 하면 괜찮겠지만, 원래 하려던 일을 못 한 채로 훌쩍 시간이 지나버릴 땐 종종, 대체 아까부터 1시간 동안 내가 뭘 했지, 하는 생각에 소위 현타가 오기도 하더라고요. 무언가에 제대로 몰입하지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시간을 돌아보며 ‘이대로 괜찮은 건가'하는 걱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책 <딥 워크>에서는 ‘깊이 있는 삶이 좋은 삶이다'를 전제로 몰입이 왜 좋은 삶을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떻게 몰입을 훈련하면 좋은지 설명해 줍니다. 



챕터 <무료함을 받아들여라>에서는 산만함의 문제를 해결하고 몰입으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지 조언해 주는데요.  저자는 두뇌의 상태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인터넷 안식일처럼 일주일에 하루 화면을 차단하는 것만으론 산만함을 치료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주일에 하루만 몸에 좋은 식사를 한다고 해서 체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낮은 것처럼요. 대신, 일상 속에서 의도적으로 인터넷을 하지 않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여기서 핵심은, 즉각적인 욕구에 저항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딥 워크에 성공하려면 산만한 자극제를 이겨 내도록 두뇌를 재설정해야 한다. 산만한 행동을 일절 끊을 필요는 없다. 산만한 행동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 인터넷 구간을 설정하는 간단한 전략은 주의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 칼 뉴포트, ≪딥 워크≫ (민음사, 2017) 


저는 특히 이 부분이 좋았는데요. 몰입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몰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산만함'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보통 ‘산만한 것’은 무조건 나쁜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저자는 어느 정도 일상 속에서 산만함을 허용하되, 대신 산만할 시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해 주라는 태도를 보입니다. 산만함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무조건적인 단절이 아니라, 계획된 저항, 절제라고요.


특히 다이어트와 비유한 부분이 정말 적절하다고 느꼈어요. 그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다이어트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지만 미디어 단식은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잘 알아차리지 못하므로 상태를 추적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랄까요. 


다른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해도 아마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욕구에의 저항을 거듭해 나가다 보면 나 자신은 그 변화를 눈치채겠지요? 전보다 더 잘 몰입하고,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느끼고 그리고 그것이 결과로도 보이는 그런 순간이요. 타인에게 보이는 내가 아닌, 나 스스로가 충만하게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줄 좋은 변화의 시작은 어쩌면,  산만함을 이겨내고 몰입하는 순간을 더 많이 만드는 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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