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히스, 댄 히스 ≪순간의 힘≫ 중 한 챕터
여러분은 여행 계획을 꼼꼼히 세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비행기, 숙박 정도만 예약해두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경험하는 걸 선호하시나요? 한편, 여행 후에는 어떤 추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나요? 계획했던 일정을 소화해냈을 때의 뿌듯함일까요, 아니면 예기치 못한 사건과의 조우였을까요?
≪순간의 힘≫의 저자는 인상 깊은 경험에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적 순간을 우연에 맡기기보다 우리가 직접 설계할 수 있다고 제안하죠. 책에서 언급된 인상 깊은 순간의 4가지 요소는 '고양', '통찰', '긍지', '교감'입니다. 일을 통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거나, 단조로운 일상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오늘 제가 읽은 챕터 <이정표를 늘려라>에서는 애매한 지시보다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20년까지 목표 매출액 20억 달성!"과 같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목표가 개인의 일상생활까지 지배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죠.
그 대신 "지난번에 산 섹시한 검은 바지가 배를 꼭 죄지 않고 몸에 잘 맞을 때까지" 같이 감정적 동기를 자극하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벤트들을 이정표로 삼으라고 조언합니다. 이렇게 하면 목표 달성 과정이 더 유쾌해지고, 작은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어떤 이정표를 세워야 할지 알고 싶다면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라. 내적 동기를 자극하는 것은 무엇인가?(따스한 감사인사 받기) 몇 주 또는 몇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달성 가능한 것 중 기념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가장 심각한 고객 불만 해결하기)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발굴하여 축하할 만한 성과는 무엇일까?(일주일간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1점 받지 않기)
- 칩 히스, 댄 히스 ≪순간의 힘≫
이 책은 제 일상의 계획 수립 방식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분명 개인의 삶에는 조직보다 더 많은 통제권과 자율성이 있음에도, 조직에서의 목표 설정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정말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이 종종 떠오르곤 했죠.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버티는 자가 이긴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멀고 큰 목표를 향해 그저 버티며 나아가기보다는, 과정에서 고양감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목표를 즐겁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게 된 뜻깊은 독서였습니다.
(그래서, '올해 풀코스마라톤을 완주한다'는 목표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바꿔볼 수 있을지 궁리 중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