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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May 26. 2024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읽기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중 일부를 읽고

21세기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우리는 불평등의 늪에 빠지지 않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피케티 교수는 이 책에서 18세기부터 현재까지 부와 소득의 변화 양상을 꼼꼼히 추적하며, 20여 개국의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해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된 불평등의 구조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피케티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보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주적 가치가 경제 질서 위에 우선해야 하며, 정부와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자본의 독점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미 지적했고 앞으로도 여러 차례 보여주겠지만 소득과 부의 역사는 언제나 대단히 정치적이고, 혼란스러우며,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역사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사회가 불평등을 어떻게 보느냐에, 그리고 그것들을 측정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정책과 제도를 채택하느냐에 달려있다. 누구도 이런 것들이 앞으로 수십 년간 어떻게 달라질지 미리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은 유용하다. 그것들은 21세기에 우리가 어떤 선택에 직면할지, 어떤 동학이 작동할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피케티는 과거 3세기의 역사를 살펴보며, 우리가 끝없는 불평등의 악순환을 피하고 자본축적의 동학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글로벌 누진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세금은 부를 노출시켜 민주적 감시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여, 경제적 개방성과 경쟁의 힘을 유지하면서도 사적 이익에 앞서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피케티가 제시한 이 해법은 높은 수준의 국제 협력과 지역별 정치적 통합을 요구하는 어려운 과제입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시민으로서, 공동체 일원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두꺼운 책의 분량만큼 자본주의의 역사와 제도, 정책을 온전히 이해하고 비판적 통찰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피케티가 책을 저술했던 2015년에 비해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부의 재분배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생산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작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한국 소득재분배'로 뉴스를 검색해 보면, 한국의 조세재정 효과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지적과 함께 "재산세·종부세 소득 재분배 효과 제로"등의 헤드라인이 보입니다. 이는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 되겠지요.


정답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은 아마도 버는 만큼 세금을 더 잘 내는 것, 정도이려나요. 개인적으로 최근 들어 가장 어려웠던 독서였습니다. 




*누진세란? 

소득금액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도록 정한 세금으로 과세물건의 수량이나 화폐액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조세(租稅).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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