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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해줘야 할까

아이의 소비생활

by Mindful Clara

요즘 아이들... 참 부족함 없이 자란다. 누가 봐도 편안한 환경이고, 넘치도록 주어지는 세대다. 지금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초등학생들이 70~80불짜리 룰루레몬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게 낯설지 않다. 40불짜리 텀블러와 룰루레몬의 40불짜리 미니 크로스백은 안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를 찾기가 더 힘들 정도이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무언가가 비싸다고 느끼는 감각이 없어 보이고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아직 돈 한푼 벌지 못하면서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어디까지 해줘야 할까? 돈에 여유있는 부모라도 자기 자식이 원하는 걸 다 사주지는 않는 부모가 있고, 없는 부모라도 웬만한건 다 쥐어주는 부모가 있다는 걸 이미 알고있다.


어린아이들은 자랑하고 싶어 하고, 친구들과 같은 물건을 쓰며 그 안에 섞이고 싶어 한다. 그 마음을 알고 있고,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늘 설명하려고 노력중이다.

“사람은 절대로 갖고 있는 물건으로 판단할 수 없어. 정말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오히려 검소하게 사는 경우도 많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그 물건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인지 스스로 자주 물어봐야 해. 다른 친구들이 갖고 있다고 해서 너도 꼭 가져야 하는 건 아니야. 반면에 너에게 꼭 필요한 것은 신중하게 적당히 좋은 것을 구입하자.”

(필요하지 않은 싸구려 물건을 사는것도 -스스로에게도 & 환경에게도 - 나쁜 습관이기에, 거기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

내 말이 얼마나 마음에 와닿을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비교적 소비에 소신을 갖고 있는 편이라서 아이에게 무조건 다 사주진 않는다. 주변 아이들이 다 가지고 있어도, 우리 아이가 그걸 꼭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쯤은 사주고 싶은 마음이 늘 생긴다. 어느 부모가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걸 사주고 싶어하지 않겠는가.. '이거 얼마한다고... 하나만 사주지 뭐.'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80불 짜리 얇은 반바지를 초등생이 사입는다는건 납득이 가지 않고, 방과 후 6-7불짜리 스타벅스 리프레셔를 쪽쪽 빨고 다니는 아이들 모습 역시...'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룹으로 모여 앉아 음료를 즐기는 모습이 그저 귀엽다고만 느껴지지 않는다.

아! 초등 5-6학년부터 50-60불짜리 매니&패티를 정기적으로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건 정말 허영의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계속 갖고 싶어한다. 브랜드에 눈을 뜨기 시작하며 눈이 높아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아이를 위해 소비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자신의 아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사주는 주변의 부모들은, 내 마음을 너무나 복잡하게 만들고 상황을 힘들게 만든다.





아이의 ‘취향’을 존중해주며 적절한 소비를 하는 것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나는 아이에게 어떤 가치를 알려주고 싶은가?


요즘처럼 비교가 쉬운 세상에서, 자기 기준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아이를 키우며 내 소신을 지키는 건 더 어렵다.
내 아이가 물질보다 소중한 가치를 깨달으려면,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절제하고, 균형잡힌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것.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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