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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넘는 순간, 다음 길이 보인다.

by Mindful Clara

유튜브 '클라라의 클린라이프' 채널을 통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해보고 있다. 요리를 하고, 가르쳐주고, 말하고, 나를 표현하는 모든 것에 대해 유튜브는 훌륭한 훈련장이 되어준다. 그래서 예전에도 “유튜브는 나의 학교”라는 주제로 브런치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번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최근 시작한 유튜브 라이브에 대한 경험이다.


사실 라이브 방송은 1-2 년 전부터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있었다. 그게 뭐 대단한거라고 그렇게 미뤄왔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두렵고 무서웠다. 유명 유튜버들의 라이브를 보면, 말도 자연스럽게 하고 굉장히 많이 준비가 되어있다. 복잡한 주제에 대해서도 술술 얘기한다.

건강요리 채널인데 무엇을 주제로 삼아야 할까? 뭘 해야 내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망설이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채널을 재정비하면서, 마침내 라이브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유튜브 환경도 예전과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도 쉽게 라이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 그만하고! 그냥 간단하게 요리하는 세팅으로 시작해보자!'
이것저것 많이 얘기 할 생각도 하지 말고, 편하게 요리만 하자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켜보았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


첫 두 번은 화면을 켜고 조금은 눈치를 보며 기다렸다. 다행히 구독자님이 먼저 말을 걸어 주셨고, 그 덕분에 대화하며 재밌게 요리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라이브에서는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라이브 영상도 자동으로 저장이 되어서 채널에 남기 때문에, 그냥 레시피 영상 하나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혼자 말하며 요리를 시작했다. 아.... 정말 별 일이 아니었다!

이게 과연 1-2년 동안이나 망설일 필요가 있었던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내 자신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했고, 반면에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살면서 그런 순간들이 참 많다. 한없이 걱정하고,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고, 고민만 잔뜩하다가 결국 두려움에! 그리고 지쳐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별거아니라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라이브 경험도 그랬다. 라이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끊임없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었다. 자연스러운 요리를 할까, 클래스를 할까, 그냥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까, 수없이 상상만 했다. 하지만 실제로 한 번, 두 번, 세 번 해보니까 그 다음 아이디어가 비로소 떠오른다. 해봐야 다음이 보인다는 말이 딱 맞았다.


실전에 나가봐야 진짜 배움이 시작된다. 처음에 요리를 배웠을 때도 똑같았다. 학교에서 어느정도의 기술과 기본을 익혔다면, 실전에 뛰어들어야 훨씬 큰 발전을 경험할 수 있다. 내 요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다양해진 시점도 퍼스날 쉐프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아직은 준비되지 않았다' 생각하고 있는 상태에서, 얼떨결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고객을 위한 요리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시간에 쫓기고 요령이 없어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하지만 방구석에 앉아 일에대한 고민만 해봤자, 상황이 진전되는데 아무 도움이 안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해보는 것이 답이다. 긴시간 생각만 하면 두려움은 커지고, 마음은 무거워지고, 결국은 포기하게 된다.


유튜브 라이브는 내 채널에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었다.(순전히 나에게 있어서...) 아직은 녹화된 라이브 영상을 어떤식으로 배치하고, 다른 영상들과 연결을 지어줄지에 대해서 큰 아이디어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점점 더 라이브가 편안해지고 시청자들과 소통하게 되면, 그 다음 길이 보일거라고 확신한다.

이 모든 시작은 결국, '일단 해보자!'에서 비롯되었다. 시도해본 사람만이 다음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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