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를 넘어서, 요리를 배운다는 것
요즘 YouTube에는 짧고, 빠르고, 보기 쉽게 정리된 레시피 영상들을 담은 요리 채널이 정말 많다.
'이렇게만 만들면 성공보장!'등 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필요한 재료와 정확한 분량, 순서를 따라가기만 하면 누구나 실패 없이 완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영상들이다.
나 역시 오랜 시간 요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영상의 내용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짧고 빠르게 하고 싶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생각들과 충돌한다.
'이건 얘기해줘야 할거 같은데?'
'여기서는 더 많은 옵션이 있는데..'
'이걸 알면 이 요리를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영상이 지루해 보이지 않을까,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건 아닐까...
요즘은 뭐든지 짧아야 하고, 설명은 최소한이어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레시피만 알려주는 게 과연 요리를 가르치는 걸까?'
'내가 추구하는 -지속할 수 있는 집밥-과 맞는 방식일까?'
레시피는 종종 정답처럼 여겨진다. 정확한 재료, 정확한 양, 정확한 순서.
그래서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을 때는 요리를 잘 한 것 같지만, 재료 하나만 없거나 바뀌어도 사람들은 당황하게되고 쉽게 포기하게 된다.
진정 요리를 배운 게 아니라, 요리사의 지시를 따른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리를 잘한다는 것을 다르게 정의하고 싶다.
요리를 잘한다는 건 레시피를 외우는 게 아니라, 재료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조금씩 바꿔볼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영상에서 종종 그 요리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왜 이 재료를 사용하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오늘 이 조합이 왜 잘 어울리는지.
누군가에겐 그게 [TMI....]설명이 많은 요리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말좀 적게해라'라는 댓글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설명이 있어야 비로소 실제로 활용 가능한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정답처럼 주어진 레시피를 한 번 그대로 따라 하는 것보다, 조금 실패하더라도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깨닫는 경험이 훨씬 오래 남는다.
나는 건강한 요리를 이야기하지만, 그 아래에 깔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속 가능한 요리에 가깝다. 건강한 요리란 집에서 좋은 재료로 만드는 집밥이고, 그 집밥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결국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매일 할 수 있는 요리,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요리,
내가 가진 재료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요리.
요리는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니라, 반복하면서 센스를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있어야 요리는 비로소 삶의 일부가 된다.
https://www.youtube.com/@mindful_cl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