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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ful Clara Jun 10. 2024

가벼운 마음으로 마라톤대회 참가해보기.

언제나 심각할 필요는 없다는거...

2021년 초. 평생 해 본적 없던 달리기를 시작한 나는 나가서 뛴지 딱 일주일만에 10k 레이스에 등록했다. 운동 경력이 전혀 없던 사람이 달리는 것을 갓 시작했으니 3-4 키로를 뛰는 것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던 때 였다. 그런데 겨우 한달 후에 5k 레이스가 아닌 10k 레이스를 달리기로 한것이다! 5키로는 뭔가 성에 차지 않았기에....


모든일에 지나치게 효율성만을 따졌던 나는 5키로를 뛰기위해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30분 이상을 운전해서 가고 싶지 않았었나보다. 돈과 시간 그리고 우리 가족의 에너지를 다 가져다가 쓰는데 고작 5키로? 집앞 트레일에서 뛰면 되지 않나? 이것이 나의 논리였다. 몇달을 꾸준히 뛰다보니 10키로 역시 일상적인 거리가 되었다. 그로 인해 10k레이스 또한 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달리기 경력 2년반. 5k레이스는 여전히 참가 해본적이 없고 10k 2회, 하프마라톤 2회 그리고 풀코스마라톤 3회를 뛰었다. 러너라면 연 몇회 정도는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는 룰은 없다. 하지만 5k,10k 레이스를 비교적 어렵지않게 주변에서 참가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건 사실이다. (요즘에는 정말 많은 러닝 이벤트가 있다.)


사실 내가 대회에 자주 나가지 않았던 이유는 효율성 때문만은 아니였던거 같기도 하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마음가짐 때문이 아니었을까? 매번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다음번에는 무조건 기록이 향상되어야 한다는, 참가하는 레이스에 걸맞는 트레이닝을 성실하게 완수해야 한다는 것들이다. 


나도 알고있다. 완벽함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시도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무의식중에 나를 압박하는 그러한 태도가 머릿속 깊숙히 박혀 있었다. 

Runner's world 잡지. 달리기에 관련된 개인적인 글들이 종종 내 마음을 깨워준다.


오늘 아침 러너스 월드(러닝잡지)를 읽다가 아... 나도 좀 느긋해져 보자...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저 모든 상황을 좀더 즐겨보면 어떨까? 가벼운 마음으로 옆동네 5k에 참가해서 딸과 함께 느리게 뛰어볼 수도 있고, 예쁜 완주 메달도 받고, 다양한 러너들의 에너지도 느껴보면서 말이다. 대회 후에 열리는 작은 파티/post-race party에서 맥주도 한 잔 마시며 가족들과 잔디위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억이 될만한 즐거운 이벤트이지 않을까?


물론 어느 대회든 참가를 한다면 그것을 위한 적절한 준비를 해야하고! (준비없이 악과 깡으로 덤비는 무모한 시도는 의미가 없다. 몸도 고장날 뿐더러 ;;;;)특별히 몸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완주를 목표로 해야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야만 그 모든 과정과 결과에 따라오는 온전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아이들의 엄마로서 중도 포기하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매번 제대로 하겠다며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다.


기사속의 글쓴이는 얘기한다.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과 뛰었던 레이스들이 정말 보람된 순간이었다고. Sister 와 함께 훈련을 진행하고 레이스에 참가하며 그 과정 안에서 둘만의 깊이있는 추억을 쌓고, 조카들의 첫 5k 레이스에도 함께 했다고 한다. 어린시절 베스트프랜드와 함께 10k 와 하프마라톤 메달을 받은 추억도 있다.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과 손을잡고 결승선을 넘었던 기억들은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시간에 더 큰 의미를 불러 온다고 말이다.


늘 혼자 뛰는게 최고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가끔은 지루하고 지치고 의욕자체가 꺾이는날도 참 많다. 왜 이렇게 매번 힘들까? 하며 달리는 목적을 잃어버릴때도 있고 머릿속 작은 생각에 매몰되는 순간도 많다. 그런 순간이 올때마다 근처 5k 레이스에 나가서 기분전환 한번 하고 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편안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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