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가져온 기쁨
최근에 먹었던 것들 중 최고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고, 입에 들어가는 순간 '어우! 너무 맛있어!'를 외치게 한 것은...
바로 물이다!
물은 일어나자마자 마시고, 식사 전후에도 마시고, 영양제 먹을때도 마신다. 이 물은 그냥... 물이다. 아무런 맛이 없는 밍밍한 물.
주말이면 장거리를 달린다. 주중에는 한번에 10km씩 뛴다면 주말에는 토/일중 하루를 정해서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마라톤 트레이닝 중에는 15km - 32km 사이로 계획을 잡아 놓는다.
8월즈음 나의 달리기 친구와 함께 27km를 달렸다. 유난히 더웠던 날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아침 6시에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26도를 웃돌던 온도는 해가 뜨자마자 무섭게 올라갔다. 러닝클럽에서 준비한 water station이 코스중 2-3군데 있었지만 빠져나가는 수분을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땡볕아래 놀이터 식수대에 멈춰서서뜨끈한 물도 마셔주고 지나가던 길의 스타벅스에서 리프레셔 한잔도 구입해 원샷을 했다. 간만에 뛰었던 장거리였고 타는듯한 텍사스 햇볕에 몸도 정신도 탈탈 털렸다. 어찌어찌 마무리한 27km. 도착지점에 있는 헬스클럽 카페테리아에서 물 한잔을 얻어마셨다.
'아....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게 있었던가..?' 두컵의 물을 연달아 마신후 나도 친구도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8월의 기억 외에도 장거리 달리기 이후의 또는 중간에 마시는 물은 언제나 꿀맛이다. 온몸으로 퍼지는 청량함.내가 늘 좋아했던 맥주, 와인과도 비교 할 수 없다.
장거리 달리기 전에는 언제나 조금의 무거운 마음이 있다. '언제 다 뛰지?' '아.. 아침부터 나가기 싫다..' 너무 더울거/추울거 같은데..' 트레이닝 스케쥴을 잡아놓으면 거를 수 없다. 그래도 요즘에는 달리기 후에 마시는 물 한잔을 생각하며 시작하곤 한다.
물한잔의 동기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