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SR (마음챙김 명상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후속모임이 있었습니다. 이 모임은 8주 MBSR 프로그램을 마친 졸업생들이 함께 모여서 마음챙김 수련을 하고 나눔을 갖는 자리입니다. 저는 이 모임을 ‘느슨한 공동체’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3개월에 한 번씩 대면으로 만나고 있는데, 자유롭게 오고 싶고 올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첫 한 시간은 함께 정좌명상과 걷기 명상을 하고, 그다음에는 그날의 명상체험이나 그동안의 수련에 대해 나눔을 합니다. 집에서 혼자 수련하면서 가졌던 의문이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저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하강에 대해 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내려감, 떨어짐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몸이 아팠습니다. 어지럼증으로 걷기가 어려웠고 이후에 이어지는 급격한 체력저하로 평소보다 자주 많이 쉼이 필요했습니다. 명상을 하기도 힘들고 정신을 집중해서 생산적인 일을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무리를 한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왜 아픈지 원인을 찾고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이 상태에서 벗어날까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병듦에 대한 저의 두려움을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살면서 하강을 경험하게 됩니다, 좋든 싫든. 직업적이거나 경제적 하강일 수도 있고, 신체적 하강, 인간관계에서의 하강, 또는 영적인 하강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상실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습니다. 무언가 갖고 있었고 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걸 잃어버리게 될 때, 우리는 많은 경우에 슬퍼하거나 분노하거나 불안해하거나 당황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부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강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피할 수 없고 언젠가는 만나게 될 내려감을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을까요? 대개 우리는 올라가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듯이, 삶에서도 상승 뒤에 따르는 하강이 있게 마련입니다. 제게는 마음챙김 수련이 좋은 친구가 되어왔습니다. 그렇다고 떨어짐이 아프거나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글을 마치며, 우리들의 하강이 조금은 가볍고 조금은 평화롭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