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심리학과 대학원생들과 MBSR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학교에서의 수업과 현장실습을 병행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받다 보면, 학생들이 심리적 신체적으로 탈진상태에 이르기 쉽다. 이중에 많은 학생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아르바이트도 하기 때문에 정말 바쁘게 살아간다.
프로그램에서 만날 때면 이런 일상의 어려움과 버거움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날은 8주 MBSR의 마지막 모임이었다. 프로그램을 마치며 나는 젤라루딘 루미의 ‘게스트 하우스’라는 시를 낭독했다. 삶에서 경험되는 모든 것, 기쁨 슬픔 수치심 분노라는 손님을 정중하게 맞이하고 환영하라는 내용이다. 우리의 정화를 위해서 보내진 안내자이므로.
시 낭독을 마치고 눈을 들었을 때, 한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매우 피로한 안색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평소에 자신만만하고 이성적인 모습과 달리, 연약함을 드러내었다. 루미의 시가 그간의 힘듦을 어루만져 주었을까.
오늘 나는 루미의 시를 마음속으로 되뇌어본다. 그리고 삶을 사랑하는 태도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본다. 삶을 사랑하는 태도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에 관계없이, 삶의 모든 순간과 일어나는 모든 것을 환영하며 맞이하는 것임을 배운다. 사랑이나 행복의 느낌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를 뛰어넘어서, 매일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경험에 기꺼이 열려있으며 감싸 안는 것임을 알게 된다.
문 앞에서 두 팔을 벌리고 웃고 있을 루미를 그려본다. 그곳에 나 자신을 투영해 보며, 무조건적인 받아들임과 사랑의 마음을 닮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게스트 하우스
인간이란 게스트 하우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우울함, 비열함,
순간적인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으로 찾아온다.
그들 모두를 환영하고 잘 대하라!
그들이 한 무리의 슬픔이라서,
그대 집을 난폭하게 휩쓸고
가구를 다 없애더라도,
여전히 각 손님을 정중하게 대하라.
아마도 그는 새로운 기쁨을 위해
당신을 청소해주고 있는 것일 테니.
어두운 생각, 수치심, 악의,
웃으며 문 앞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그들을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와도 감사하라,
각각은 저 너머의 안내자로서
보내졌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