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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자아라는 심리적 속박

by 김상원

겉보기에 자유로운 현대인들, 그러나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자기 이미지'에 묶여 살아간다. 상담실에서 내담자들을 만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고민을 주변에 털어놓지 않는 이유는, 내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예요." 예를 들어, 한 여성은 남편과 매일 싸우고 이혼을 고민할 정도지만, 친구들은 그녀의 결혼이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또 다른 예로 어떤 남성은 우울증으로 하루하루 외롭고 괴롭게 살아가지만, 친구들에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타인 앞에서 연기를 한다. 행복한 척, 잘 사는 척 말이다.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척하기는 내적 긴장과 은밀한 두려움을 일으킨다. 오늘날 우리는 신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누군가에게 예속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상적인 자아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속박에 단단히 붙들려 있는 듯하다.


어떤 계기로 비밀의 봉인을 부수고 주변에 어려움을 말하거나 스스로 척하기를 멈추게 될 때, 내담자들은 일종의 홀가분함을 경험하게 된다. 막상 솔직해지고 나면 긴장과 두려움에서 놓여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는 과연 실체가 있는가? 우리 인간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계속해서 변화한다. 따라서 플라스틱처럼 고정된 자아상을 설정해 놓고 이것에 몰두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력을 숨 막히게 하고 정신세계를 어둡게 한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어떤 '척'을 하고 있는가? 그 척하기를 멈추고 나 자신에게 충실할 때, 우리는 얼마나 더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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