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몸에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곧 사라지겠거니 하며 넘겼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통증과 함께,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이 불쑥 실감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어딘가 불편하고, 무엇을 해도 편하지 않은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나에게 ‘몸’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죠.
통증은 일상에 여러 ‘멈춤’을 가져왔습니다. 좋아하던 일들, 계획했던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리고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도 찾아왔습니다.
어느 한밤중, 애써 잠을 청하다 포기하고 그냥 깨어 있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책장 위에 두었던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다시 펼쳤습니다. 낮의 분주함 보다는 밤의 고요와 이 책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마지막 장을 덮고, 나는 말없이 고요 속에 머물렀습니다. 삶에 온전히 투신하면서도 신과의 합일을 노래한 타고르의 정신은 신비롭고 순수합니다. 그의 삶과 시가 남긴 여운 속에서, 나는 통증을 잊은 채 행복감에 젖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