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제인 오스틴'이며 '조앤 K. 롤링'이다

by 마음돌봄

브런치 스토리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은 범주가 다양하다.




배경

직업

글을 쓴 동기

나이

글의 주제




보통의 에세이부터 전문적인 글까지 수많은 인생이 넘나드는 곳이다.

그들 모두는 전업 작가인가.

Nope.

모두 직장인이거나 학생, 혹은 자영업자인가.

Nope.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 주변의 브런치 작가들은 치열한 자기 성찰의 단계에 있는 엄마사람들이 많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면서, 가정 대소사를 챙기면서 틈틈이 글을 쓴다.




로켓배송 상자를 가지고 들어오며, 글감이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베드 타임 스토리를 읽어주며, 낮에 짬 내어 읽던 내 책을 떠올린다.

시험 기간에만 신기하게도 소설책을 읽고 싶던 고등학생 때처럼

일하는 순간, 된장찌개를 끓이며 계란말이를 하는 순간, 글감은 떠오른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얼른 글 쓰고 자야지 하다가 아침에 눈을 뜨기도 한다.

퇴근하면 글을 한 편이라도 쓰거나, 조용한 새벽에 눈을 기어이 뜨고 일어나

잠깐이라도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그러다 잠깐 졸기라도 하면 아침 시간은 여지없이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다.




나만해도 그렇다.

시댁에서 육회를 먹는 순간, 이거 사진 찍어 글 쓰면 좋겠다 하고 생각한다.

열심히 1일 1 브런치 글을 쓰는 중이라, 12시 전에는 글을 써야지 하는데

옆에서 남편과 조카가 장난치며 노느라 이 밤이 깊어간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순간이어야 하는 하루의 장면 속에서도 나 홀로 얼른 노트북 앞에 앉고 싶다.




대강의 청소, 저녁 준비, 일할 준비, 등등을 준비하는 하루하루 속에서 짬짬이 글을 쓰거나

서랍 속에 저장하지 않으며 이미 글감은 날개 달고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잠시라도 중간중간 저장한 페이지를 펼쳐서 몇 줄이라도 써나간다.

다음 날 다시 읽어보면 오타도 눈에 띄지만 당장은 완료된 글을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거실 구석 탁자에서 글을 쓰다가도, 손님이 오면 차를 끓여야 했던 '제인 오스틴'처럼

포르투갈의 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에 의지하여 <해리 포터> 시리즈를 써야 했던 '조앤 K. 롤링'처럼

대부분의 엄마들은 이렇게 간헐적 글쓰기 인생을 연명 중이다.




언젠가 풀타임 작가 라이프를 꿈꾸는 우리는 미래의 '제인 오스틴'이며, '조앤 K. 롤링'이다.

그녀들의 힘들었던 순간이 있기에 현재의 영광이 있는 것처럼 감히 그녀들의 이름을 방패 삼아

책과 글에만 푹 빠져 살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해 본다.




상상을 현실로, Let's go.


keyword
작가의 이전글98번의 거절, 1번의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