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로비의 왼쪽에는 약국이 있고 오른쪽에는 커피숍이 있다.'
<리슐리외 호텔살인>
엘리베이터는 여지없이 로비층에서 멈추었다.
소피 스콧은 왼쪽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 모습으로 본 약사는 안도의 한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그녀가 오지 않기를.
낼모레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호텔 주인 소피 스콧은 열다섯 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했다.
어린 남자를 사로잡을만한 게 뭐가 있을까.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금은보화나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아직은 낭창낭창한 가는 허리.
눈가에 작은 주름 하나 없게 관리하기 위해 절대 미소조차 잘 짓지 않는 그녀는 미디엄 스테이크를 씹을 때조차 저작 활동을 크게 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가장 입을 크게 벌리는 순간은 고소하면서 씁쓸한 커피를 마실 때도 호텔 지배인에게 현황 보고를 받을 때도 아닌 바로 로비 일층의 약국의 약사, 랜돌프 씨에게 각종 영양제를 구입할 때이다.
폴리페놀이 들어간 영양제부터 치매를 방지할 수 있는 제품, 시린 이에 좋은 약까지 구매하지 않는 것이 없는 그녀는 랜돌프 씨에게 가장 큰 고객임과 동시에 각종 성분을 세세히 따지는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다.
그런 그녀가 약국 방문을 건너뛰었다는 것은 분명 호텔에 어마어마한 이슈가 있다는 뜻이다.
얼마나 중요한 개념인지 '샌드라 거스'는 9가지 규칙과 예시를 들어 '보여주기'를 강조한다.
오늘은 책은 <리슐리외 호텔살인>. 그중 한 문장을 9가지 원칙을 기본 삼아 변주해 보았다.
나의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과연 나는 잘 보여주고 있는가?
그 하나를 생각하는 오늘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