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왜 이래? 통 안에 쓰레기 안 비웠어? 충전기를 아직도 못 찾은 거야?" 연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씩씩댄다. 왜 저래? 평소에 관심도 없던 사람이.
2. 추상적 표현
말하기 : 여자는 남자의 생체반응을 확인했다.
보여주기 : 레아 공주는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다스베이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자신의 광선검에 맞은 그의 가면 속 얼굴이 보고 싶었다. 과연 그가 맞는지. 내 아버지인지. 가면을 서서히 벗기고 목에 두 손가락을 대어 보았다. 얼굴은 오비완 캐노비와의 전투에서 불에 타 엉망이었지만 아직 미세한 맥박이 느껴졌다. 얼굴을 가까이하고, 코에 숨을 느껴보았다. 얄궂은 운명, 아버지를 이런 식으로 보내야 하는 딸이란 과연 어떤 팔자를 타고난 것일까. 점점 그 미세한 숨조차 공기 중에 흩어져갔다. 더 이상의 맥박은 존재하지 않았다.
3. 요약
말하기 : 나는 방수포가 덮여 있는 트럭 짐칸에서 시체를 발견했다.
보여주기 : 나는 트럭 짐칸에 올라가 방수포를 열어젖혔다. 이런 젠장, 이래서 내가 트럭 따윈 몰지 않으려고 했는데. 역류성 식도염이 심할 때나 나올 만한 구토가 올라왔다. 생전 이런 거친 트럭을 몰아 본 적이 없다. SUV 차량 정도만 운전해 봤는데, 먹고살자니 별 짓을 다한다. 지독한 악취, 부패되어 이미 썩어 들어가는 몸뚱이. 도대체 뭘 운반하나 했더니 시체였다고? 그래서 그 정도의 선금을 지불한 것인가. 그조차 눈치채지 못한 나는 정신이 시체인 건가. 손에 걸린 롤렉스 시계를 만진 순간, 시체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뒤통수가 심하게 쭈뼛거렸다.
4. 인물 배경
말하기 : 차에 시동이 걸리는지 시험해 보았었다.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보여주기 : 급하게 차에 올랐다. 차라리 도심 번화가로 들어가야 했다. 고발을 당하건 말건 시체와 단 둘이 있는 건 더 이상 사양이다. 차라리 나 스스로 경찰서로 돌진하고 말겠다. 스마트 키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는다. 음료칸에 던져 놓은 보조키를 재빨리 꺼내 들어 꽂고 돌렸다. 이런 시X, 어느새 시체가 보네트 위로 올라왔다. 좀비라니, 이 시대에 좀비라니. 몰래카메라면 그만 좀 해줘요. 시동까지 걸리지 않는다.
5. 부사 (이 부분은 필사를 해보기로 한다)
말하기 : 개가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고 불안스레 낑낑거렸다. (굳이 '부사'를 붙일 필욘 없다.)
보여주기 : 개가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고 낑낑거렸다.
말하기 : "나한테 거짓말하지 마." 그는 격분하여 소리를 질렀다. (이미 행동에서 격분했음이 드러난다.)
보여주기 : " 젠장, 나한테 거짓말하지 마." 그는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말하기 : 티나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갔다.(천천히 = 말하기)
보여주기 : 티나는 거리를 어슬렁거렸다.(어슬렁거렸다 = 보여주기)
6. 형용사
말하기 : 나는 행복한 마음이었다.
보여주기 : 세상에, 세상에, 택배 상자가 도대체 몇 개야? 이게 다 내 거라니 택배 상자를 여는 내 손이 몹시 떨렸다.
7. 서술적 조사나 수동적인 동사
말하기 : 티나는 추위를 '느꼈다'
보여주기 : 티나는 차갑게 얼어붙은 손바닥을 연신 비벼댔다.
말하기 : 티나는 피곤함을 '느꼈다'
보여주기 : 티나는 무거워진 눈두덩이에 안대를 올렸다.
말하기 : 티나는 감탄한 듯 '보였다'
보여주기 : 티나의 입을 사정없이 벌어지고, 눈망울은 호수의 윤슬처럼 일렁였다.
말하기 : 티나는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보였다'
보여주기 : 티나의 입술이 떨리고 눈을 여러 번 깜박거렸다.
말하기 : 티나의 노래 솜씨가 '제법이다'
보여주기 : 티나가 노래를 시작하자 싸우던 남자들이 서서히 앞자리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8. 감정 언어 (나만의 감정 어휘를 만들어 두면 좋다)
말하기 : 존이 떠나자 베티와 티나는 안도했다.
보여주기 : 존이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베티와 티나는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9. 상태를 인지하는 동사
- 독자가 인물 밖이 아니라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직접 느끼도록 하라. -
말하기 : 제인은 프레드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를 들었다.
보여주기 : 프레드는 숨을 들이켰다.
말하기 : 소피아는 책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여주기 : 소피아는 가방을 뒤졌다. 이런, 아무것도 없다. 도대체 책이 어디 간 거지? 그게 있어야 제인 오스 틴은 19세기로 돌아갈 수 있다고.
글을 쓸 때 '말하기'와 '보여주기'는 이렇게 다르다.
과연 잊지 않고 잘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퇴고라는 것은 오탈자를 보거나 문맥상 흐름만 어색하지 않으면 될 줄 알았는데
어쩌면 독자가 직접 느끼게끔 3D, 4D의 글을 쓰는 게 퇴고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