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하나.
수영을 다녀오고 시작되는 아들의 학원 숙제.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둘째는 마치 입시생 같은 모드로 살고 있다.
학교를 파하면 곧장 수학, 영어 학원으로 향한다.
저녁을 먹고 좀 쉬었다가 다시 중1 국어, 과학, 사회 공부를 하겠다며
학원 스터디룸으로 갔다가 집에 오면 8시 30분.
20분 쉬었다가 수영을 하러 간다.
수영을 다녀와서는 한숨 돌리고 영어 수학 숙제를 한다.
아직 조그마한 둘째가 그렇게 하고 있는 걸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의문이 생긴다.
본인이 원한 거니 알아서 공부하겠다는 걸 두면 된다라는 마음과
책 읽을 시간도 없이 밥만 먹고 공부와 운동을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학원을 다니고 숙제만 한다고 해서(물론 그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원하는 실력이 채워질까?
이 부분은 시간과 노력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것만이 답을 알 것이다.
객관적으로 아이가 많은 양의 선행이나 공부를 해본 적은 없다.
독서를 강조하며 키우긴 했으나 그 또한 많은 양은 아닐 것이다.
큰 애와는 또 다른 둘째를 보자니 드는 생각은 역시나 본인이 원할 때 하게 하자는 것이었고, 지금 아이가 숙제를 하다가 늦게 자는 것도 본인이 할 만하니 하는 것이다.
여하튼 책임감 있게 숙제를 끝내려는 모습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
요즘 학생들이 학원 숙제 하느라 밤늦게까지 공부한다 뭐 이런 뉴스는 그동안 남의 집 일이었으니까.
수면이 중요하다는 우리 집 방침과 안 맞기도 했고.
무조건 이분법적으로 무 자르듯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둘째는 중학교 첫 시험에서 한 과목이라도 100점을 받는 게 목표 중 하나다.
스스로 공부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마냥 신기하다.
따지고 보며 80년대생 세대는 국민학생 때부터 시험을 봤고, 공부 욕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 텐데 말이다. 내 아이 말이라고 또 그게 대견해 보이는 건 어떤 심리일까.
청소년은 일찍 자야지, 그래도 일찍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과
이렇게라도 공부하는 습관을 가져보고 욕심을 내보는 것도 중요하지 하는 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기분이다.
뭐라도 하겠다고 하는 자식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둘째의 시험 결과가 어떻든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
아이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생활 안에서 뭔가 노력해 보고 실천해 보고, 결과를 복기할 수 있다는 것.
그 도구가 공부가 될 수 밖엔 없다는 거다.
또 스스로가 욕심을 갖고 목표를 세운 부분이니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