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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Jan 23. 2024

내가 매일 하는 일

메뉴 선정이 가장 큰 고민이다.

어쩌다 아니 자주, 유튜브 영상을 본다.

만원으로 일주일 밥상 만들기.

직장인 부부 2만 원대 도시락.

요리 영상이 유튜브 안에 한가득이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아이들이 방학을 한 첫 주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아침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금세 점심시간이라니.

최대한 냉장고 파먹기를 하고 싶은 나로서는 어떤 메뉴로 또 한 끼를 먹어야 하나 힘들었다.

그때마다 도움을 받은 게 바로 반찬 만들기 영상이다.


아이들 방학 식단을 테마로 만든 요리 영상부터 자취생 음식 만들기까지 온갖 종류의 요리 영상들이 많다.

정말 적은 재료로도 맛깔스럽게 만든 음식을 보며 나도 금방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고 방학을 여차저차 보내고 있다. 


'더 보기'란을 눌러본다.

역시, 요리 책 한 권 뚝딱 출간했다.

이렇게 브랜딩이 되어 가는구나.

얼굴도 안 나와도 되니 참 좋아 보인다.

요리 영상이나 살림 관련 영상을 올리는 분들도 많은데, 톤 앤 매너도 어찌나 좋은지 잡지를 보는 느낌이다.

가계부 쓰기, 운동 영상, 책 관련 리뷰 등등 주제는 다양하다.






지난 일요일에 만난 친구는 그냥 편하게 해 보라고 했다.

내가 어떤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건 릴스를 올리건 하다 보면 나만의 콘텐츠가 될 거라면서.

하다 보면 그중에 조회수가 많은 것이 나올 거고, 그게 바로 너의 테마가 될 거라고.

몇몇 인스타 인플루언서들을 보여주며 처음 피드를 보라고 했다. 

그들도 이렇게 시작했다며.


평범과 비범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즘 세상에, 한참 높은 텐션으로 지내던 나는 새로운 불쏘시개가 

필요하다.

더 여상한 일은 그 불쏘시개마저 이제는 뭐가 뭔지, 뭔가 맞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글자를 읽어나가는 일이 참 호화로운 일상이며 중독과도 같지만

글씨가 둥둥 떠다니는 느낌에, 한 움큼 움켜쥐면 순간 차가웠다 사라지는 눈 같다.






밖에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겨울임을 느끼는데 계절이 겨울이 아니라 내 마음이 겨울이다.

봄이 와도 좋은 겨울이어도 좋은 그냥저냥의 상태.

추운 건 질색이지만 겨울의 하얀색은 반가운 이이러한 마음.


눈에 뭔가 보이는 듯 달려가다가 한 번 멈추니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응원과 격려로, 혹은 자기애로 버티는 매일의 일상.

식사 준비와 일과 뻔함으로 이어져있는 날마다의 생활.

그 안에서 자꾸 찾아 헤매는 나는, 안개 낀 어느 거리를 보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만 하는, 새벽에 다시 일어나 보겠다는 마음만 먹는

하여 깨어있는 순간에 그냥 뭐든 해보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다이어리를 몇 개를 사도 적지 않는 일상처럼

책을 무수히 빌려봐도 읽지 않는 마음처럼

겉돌기만 하는 일상을 반복하지만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 말해본다. 






'난 여자라서 좋은 일을 할 수 없으니 늘 그 가까이에 이르려고 애써요.'
 - 보몬트와 플래처 <처녀의 비극> -

 1619년의 여성의 일상과 삶에 비하며 다이내믹하고 그 시절이 아닌 게 참 다행인 요즘 세상이다.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은 어떤 곳이었을까? 하물며 저 시대에도 그토록 노력하는데 뭐가 됐든 가까이에 가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매일 생각을 한다.

나의 생각을 생각하고 싶다.

아직은 더 생각을 다각화시켜야 한다. 

컬러풀해지고 싶다.

톤 앤 매너를 갖고 싶다.

요란스럽고 싶다.

차분해지고 싶다.

오래된 미래처럼.

운명의 데스티니처럼.

반전 있는 혹은 원하는 그 무엇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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