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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Feb 09. 2024

밸런스 게임

밸런스 게임 시작.


월 200 백수(절대 일하면 안 됨) vs  월 700 직장인(일요일만 휴무, 휴가 없음)

카레맛똥 vs 똥맛카레

민트초코 vs 하와이안 피자

잠수이별 vs 환승이별

인스타스타 vs 유튜브스타


중고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밸런스 게임'을 할 때면 누구나 진지하다. 

그냥 아무거나 선택하면 될 것 같지만 고민하게 되는 시추에이션.

실체로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일상에서 있을법한 이야기에 핵공감하게 된다. 

그럼 여기서 마지막 질문 하나.

바다 VS 산, 당신의 선택은?


이젠 둘 중 하나가 고민되는 게 아니라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산림욕도 하고 산이 공기가 좋다 생각이 들다가 그래도 물에 풍덩 하는 맛인데 바다가 최고지 했다가 왔다 갔다 했었다.

그러다 갑자기 바다는 모래가 질퍽거리고 묻어서 싫고, 산은 그냥 힘든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소금기 머금은 공기가 딱히 좋지도 않고, 산은 높이 올라가야 하는 게 싫고.

어쩌다 점점 싫은 게 많아졌지. 



그래도 탁 트인 사진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건 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갔을 땐 부담스럽고 멀리서 보아야 아름다운 게 있다. 

파란 하늘, 에메랄드 빛 바다.

어디까지 뻗어가나 궁금하기도 하고, 저 바닷속에 아쿠아맨의 나라가 있겠구나도 싶다. 

끝이 보이지도 않는 곳을 항해할 생각을 한 옛사람들이 새삼 위대해 보이기도 한다.

저 심연의 바다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몇백 년 전 진귀한 보석이나 귀한 마법의 상자가 있을지도.

캠핑 의자하나 펼쳐놓고 가만히 누워 있거나 책 한 권 읽어 내려가도 좋을 바다라면 좀 괜찮은 듯싶다. 

여전히 모래는 친하지 않지만.





눈 덮인 산은 꽤나 운치 있다.

단, 이것도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산을 오르는 것보다 산공기를 느끼며, 입구 아래 커피하우스에서의 시간을 더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딱 여기까지다. 

섣불리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그 속에 동화되지 않은 채로 있는 적당한 거리.

바다도 산도 하나가 되기보단 일정 거리에서 바라보는 정도가 지금은 좋다. 


사람 사이에도 그런 거리가 있다. 

함께 있지만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정도의 침묵.

딱히 할 말이 없을 땐 때론 침묵도 꽤 훌륭한 대화가 된다. 

굳이 전전긍긍하며 말하지 않아도 존중해 주는 그런 분위기라는 게 있으니까. 

애써 진땀 흘리며 찾지 말고 가끔은 그냥 말없이 있어보는 것.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다시 우린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어설프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당신의 마음을.

나의 생각을.

둘 중 하나에서 이거야 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보단 뭔가 의미 있는 말을 해주고 싶을 때는

잠시 쉬어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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