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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Feb 15. 2024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먹는 것보다 더 살찌는 나이.

밀가루를 조심하라.

면요리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자제 중인 요즘이다.

하. 하늘은 나를 시험하는 것인가.

이틀째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파전이나 매콤한 짬뽕 국물보다 더 생각나는 건 바로 '라면'이다.

날이 점점 봄이 돼 가는가 싶더니 오후엔 갑자기 강풍이 몰아친다.

정말 봄인가 보다.

변덕쟁이 날씨.

컵라면을 사들고 집으로 왔다. 

수프를 톡톡 뿌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본다. 

화룡점정은 계란에 있다. 

매운 신라면엔 마지막 도로록 둘러주는 계란코팅이 제격이다.

본연의 국물 맛을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계란을 넣어주면 매움의 정도과 중화되는 느낌이다. 


문득 가장 라면이 먹고 싶었던 순간이 생각났다.

명절 때면 '아기 공룡 둘리'가 방영되었는데, 볼 때마다 재미있고 아련했다. 

특히 둘리가 엄마 공룡과 헤어져서 지구로 오는 순간이 참 슬펐다.

전반적으로 고길동과의 대립이 꽤나 재미있는데, 마이콜과 도우너, 둘리가 라면송을 부르는 장면은 참 맛깔난다. '후루루 짭짭 맛 좋은 라면'이라는 가사와 그들의 콜라보가 진짜 라면이 먹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후에 생각나는 라면은 외할머니가 방학 때 끓여주셨던 '떡국떡 넣은 사리곰탕면'이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던 메뉴 중 하나인데 하얗고 뽀얀 국물에 적당하게 익은 떡 그리고 초록색 파가 어우러진 사리곰탕면은 외할아버지가 생각나는 추억의 맛이다. 




둘째의 최애라면 진라면 순한 맛, 큰애의 최애인 왕뚜껑, 남편과 나는 그때그때 골라먹는 컵라면은 김밥과 먹을 때 더 빛을 발하는데 오늘의 선택은 매운 신라면이었다. 

요즘은 남편과 둘이 저녁을 먹을 때가 많다.

비바람이 부는 저녁 우리의 선택은 신라면이었다. 

후루룩 잘 넘어가는 매콤한 맛, 계란의 부드러운 맛까지 꽤나 기분 좋은 맛이다.

내일 그만큼 운동을 해야겠지만 다행히 밥까지 말아먹지 않았으니 참 다행인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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