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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Mar 02. 2024

감사해서 미안합니다

작년 이맘때 <영웅>이란 영화를 보았고, 독서 모임에서 <하얼빈>을 읽었다.

대단한 애국자는 아니지만 한껏 고취된 감정이었다.

특히 뮤지컬 <영웅> 넘버를 들으며 그랬을 것이다.

배우 정성화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나문희 배우의 애끓는 노래가 더 마음을 애잔하게 했었다. 


참 이기적인 인간이지요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음에 감사하다.

후대의 한 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아 미안하다. 

피와 살을 녹여내어 지켜낸 이 소중한 땅에서 과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단순히 하는 일이란 역사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피부에 와닿지 않는 비현실적 상황이지만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

일본식 이름을 갖지 않게 되었음에 

국가가 사라지지 않았음에

조국의 문화가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조상님들이 애써 지켜온 이 땅에서 내 한몫 해내며 살아가는 게 당연할진대

이 세대는 또 자기들만의 힘듦과 아픔이 있다. 

세월이 흘러 흘러 다시 과거로 혹은 미래로 간다고 해도 각자의 슬픔은 있을 것이다. 

다행한 불행이다.


후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은 역사의 기록과 증거다.

그리고 하나 더

현재에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 느낄 것.

행복할 것.

그거 하나뿐이다. 

자유로운 나의 의지로 행복감을 느끼는 것.

단지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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