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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노력 중독일까요?

by 마음돌봄

최근에 소개받은 책 중에 '노력 중독'이라는 책이 있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미친 듯이 끌린다.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고찰이라는데 어떤 어리석음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를 보아하니 독일 최고의 뇌과학자이자 임상심리학과 교수님의 글이다.

베이징 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고 유럽과학예술아카데미 회원이다. 뭔가 굉장히 연구를 하셨다는 얘기겠지.

첫 번째 챕터를 보아하니 마음이 쿵하고 떨림이 있다.



지식 중독, 넘쳐나는 지식이 우리를 멍청하게 만든다.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인가.

지적인 욕구가 강한 편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중학교 시절 전교 1, 2등을 하는 친구들은 뭔가 모를 벽이 느껴졌는데 절대 그 벽을 넘을 수 없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다. 수능 시험을 보며 결론은 내린 것은 그녀들이 엄청나게 책을 읽었고 집안이 아마도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분위기였을 거라는 거였다.

반드시 아이를 낳으면 독서하는 것만큼은 평생 유산으로 물려주리라 결심했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과거가 아쉽다.

더 무언가를 했어야 했는데 뇌를 방치한 기분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뭔가 달리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에디슨이나 카네기처럼 도서관 책을 통째로 읽고 싶기도 하고 김병완 작가처럼 한 3년은 책만 읽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한다.

나만의 상아탑에 스스로를 가두고 연구만 하고 책만 읽는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책과 실제 삶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세계에 빠져있다.

삶의 지혜를 가지고 슬기롭게 살고 싶으면서도 활자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올 수가 없다.


매일매일을 무조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브런치 글쓰기, 블로그 쓰기, 독서 모임, 언어 공부, 워킹우먼, 엄마, 주부, 아내, 며느리, 딸.

최근엔 시간이 맞아 수강하지 못했지만 번역가분과 원서 읽기도 하고 싶었다.

바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여유를 갈망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될까 봐 이런저런 일을 벌인다.

매일매일 어떤 스케줄이든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마냥 바쁘게 보낸다.

이러다 다시 번아웃이 오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아직은 이 삶의 형태를 바꾸지 못하겠다.

결국 무엇이든 하는 삶이 다음 생을 준비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세 가지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인생을 바꿀만한 크기의 시험은 아니지만 그냥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다.

가끔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만든 일정에 피곤하지만 당분간은 놓지 못할 것 같다.

정말 노력 중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미건조하던 감정에 작은 의욕하나 피어올랐으므로 일단은 지속해야겠다.

어리석지 않게 지혜롭게 잘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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