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 그런지 출석률이 저조하다.
대부분이 여자 선생님들이신데 아이들이 방학이면 엄마는 덩달아 바쁘다.
냉방병으로 머리 뒷골이 시원차갑지만 수업엔 절대로 빠질 수 없다.
한 번 허용된 예외는 이후에 합리적인 변명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유태인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항상 긍정적인 면을 보는 사람답게
유태인들의 긍정적인 부분, 특히 교육에 시선이 많이 간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어쩌면 천재를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어주면 소위 말하는 영재, 책박사가 될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독서의 힘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낸 경험이 있었기에 내 아이들에게 독서하는 것만큼은
유산으로 물려주리라 하는 결심이 먼저였지만
육아서를 읽어가면서 소위 말하는 독서천재를 만드려고 했던 게 아닐까.
유태인들은 탈무드를 평생을 읽고 읽는다.
안식일에도 탈무드를 읽고 그 주제로 하브루타(둘이서 토론)를 한다.
평생 여러 나라를 다니며 살아내야 했던 환경 속에서 탈무드는 유태인들의 삶의 지침서이고
운명이며 동아줄이다.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며 어머니도 물론 교육을 담당하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태인은 어머니가 유태인이어야 유태인이 된다고 한다.
교육을 통해 정재계를 주름잡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도 유태인들이 많다.
성경, 탈무드, 유태인은 세계사의 흐름에서도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세 가지이다.
아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주기 위해 어린이용 탈무드를 많이 읽어주곤 했었는데 이번 인문고전독서지도사 수업에서 만난 탈무드 책은 또 다르다.
좀 더 구체적이며 해당 페이지마다 명언, 속담 등 좋은 글귀들이 적혀있어서 생각할 거리를 준다.
특히 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들이지 선생님들이 모였으니 그 열기가 남다르다.
한 국가의 운명은 그 나라 청년 교육에 달려 있다. by 아리스토텔레스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교육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이는 철저히 주관적인 경험이 느낌이 많이 포함될 것이다.
첫째, 부모 교육이다.
어느 누구도 종교계에서 행하는 '아버지 학교'외에 부모 교육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부모 내면 아이도 달래지 못한 채 우린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된다.
두 사람이 사랑해서 함께 한다는 마음 외에 아이를 갖던 갖지 않던 부모 교육은 필요하다.
이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 교육이다.
가정에서 보고 자라서 돈을 알뜰살뜰 잘 관리하면 좋으련만 우리나라 청소년들, 청년들은 제대로 된 경제 교육 없이 어른이 되고 있고 나 또한 그랬다. 단순히 카드를 많이 써서 돌려막으면 안된다. 리볼빙 하다가 인생이 리볼빙 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지만 적절한 소비 통제와 하다 못해 적금하는 것도 제대로 실천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부끄럽지만 어른인 나조차도 다시 경제 리셋하는 중이다. '김경필 머니 트레이너'의 책이나 방송을 보면서 월 300 소득이 안되면 BMW(Bus, Metro, Walking)를 타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월 소득에 따라 타야 할 차량도 딱딱 정해주시니 참 은혜로운 실정이다.
셋째, 생각하는 독서 교육이다.
인문고전에 꽂혀 있는 나의 편향된 시각일 수 있지만 인문 고전부터 시작하여 여러 책들을 주입식이 아닌 토론하고 질문하는 수업을 오히려 학교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행자' 속 '자청'님 말씀처럼 두 시간 독서와 두 시가 글쓰기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넷째, 사회감수성 교육이다.
인성이나 공감이라는 게 무슨 과목처럼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 이것을 교육해야 하는 것이냐 물었을 때 딱히 생각나는 명확한 틀은 없다. 하지만 요즘 묻지 마 범죄가 많은 이유도 다 공감이 안되고 사회감수성이 떨어져서가 아닐까. 타인과의 교류, 봉사하는 행동이나 배려하는 행동에서 느껴지는 자기 만족감이라도 느껴봐야 더 상대방을 인간 대 인간으로 보지 않을까. 독서를 통해 이야기하며 생각하기. 영화나 연극 매체를 통해 직접 체험해 보고 나눠보는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책 하나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탈무드처럼 가정, 경제, 법, 철학, 연애, 자녀교육 등 여러 가지 테마가 있다면 생각해봄직 하다.
실제로 이 책은 수업할 때 단 한 번 내지는 두 번으로는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생각할거리, 이야깃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각자도 내 가정에 있어서 탈무드와 같은 책을 찾아보면 어떨까.
아니면 그냥 가훈도 괜찮다.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나만의 가치관과 올바른 철학을 세우는 일이 요즘처럼 필요한 적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