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차 한잔
요즘 그랬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몸이 먼저 달려간다.
단 거, 짠 거, 자극적인 것.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빵 한 조각만으로도 속이 포근해지고,
소파에 앉아 TV 앞에서 한 시간—
집은 조용해지고,
뇌와 몸은 속삭인다.
“그래, 먹어. 먹으면서 쉬자.”
먹는 동안 배는 차고
하루 쌓인 긴장은 풀린다.
걱정도 잠시 옅어진다.
처음 1년 반은 생각할 틈도 없었다.
성찰은 사치였다. 먹고 자고, 다시 육아.
이제 아이는 두 살, 낮엔 어린이집에 간다.
나에게도 작은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물었다.
밤마다 무의식처럼 먹는 이 습관,
정말 내게 좋은 걸까?
아침이면 얼굴이 붓고,
늦게서야 첫 끼를 먹는다.
저녁엔 지친 몸과 마음이
나에게 “보상”을 요구한다.
그 보상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오늘부터 바꿔보려 한다.
탄수화물과 설탕 대신
카페인 없는 따뜻한 차 한 잔.
먹어야 한다면 한 줌의 아몬드.
천천히 불어가며 마시고,
“오늘 수고했어” 하고
스스로 등을 토닥이며 하루를 닫아보려 한다.
마흔의 몸은 솔직하다.
예전처럼 버텨주지 않는다.
팔살이 처지고, 지방도 모양이 달라진다.
그 변화가 말해준다.
이젠 몸과 마음을 내가 돌봐야 한다고.
그저 순간의 편안함에 따라 살다 보면
의미를 놓치기 쉽다.
이번 3개월, 나는 덜 하지만 더 깊게 하기로 했다.
저녁의 보상 방식을 바꾸는 것부터.
내가 고른 예쁜 머그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워
하루의 끝을 조용히 데우는 연습.
그렇게, 오늘을 마무리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