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해강의 딸이 흉내 내는 글
어느 날 문득, 문득문득,
맡겨 놓은 물건 찾듯 머릿속을 뒤집어
기억의 조각을 맞추고 싶은 그런 날들이 있다.
다시 보고 싶지는 않던 조각들마저
그렇게 풀어헤쳐져 내 앞에 놓이는 그런 날 들.
그 속엔 내가 있고 또 그 속엔 네가 있다.
너의 눈물은 없어졌고
너의 아픔도 사라졌는지 모른다.
그런 너를 기억하는 나의 눈물만 여전하고
나의 아픔만 자리를 지킬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내 머릿속에 보이는 건 너뿐인데
내 몸 가득한 건 내 감각뿐이다.
너를 물어 물어, 기억을 물어 물어,
헤집고 뒤져봤자 나오는 건 내 기억뿐이고
만나는 건 내 마음뿐인데
나는 계속 기억을 케켜 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기억을 묻는다.
내 마음도 묻는다.
다시는 찾지 못할 그런 곳에 묻어버린다.
묻는다.
버린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너는 어디에 있느냐고.
내 마음은 또 어디에 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