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02] 할 일 많은 김 영희 씨에게.
계속해서 달리기만 하다가는 큰 탈이 납니다. 잠시 멈추어서 확인하고 쉬어가며 달려야 하는 것은 알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설령 멈춘다 해도, 멈추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 알려드릴게요, 우리가 멈춰서 확인해야 하는 것들:
1. 함께 가던 이가 여전히 함께인가요?
2. 가려던 곳으로 달려가고 있나요?
3. 달리는 동안 필요한 건 없으세요?
4. 혹시 어디로 가던 중이었는지 잊으신 건 아니죠?
열심히 달렸는데, 1. 혼자만 덩그러니 2. 다른 곳에 떡하니 3. 달리기만 한다고 투덜대는 주변인들 4. 무릎 연골이 다 닳았다고. 그럴 때 우리는 혼란스럽습니다. 무엇 때문에 달리고 있었고 무엇으로 달리고 있었는지를 잊어서 혼란스러우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달려오는 동안 머릿속에 가득했던 것은, 기대했던 것은 타인의 인정과 칭찬과 감사. 그것들이 없어서, 충격에 빠집니다. 억울해집니다.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확인해야 합니다. 사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람은 ‘나’입니다. 나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늘 확인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안녕을 확인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달리기를 시작할 때 내가 원했던 것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달리는 데 중요한 나의 필요와 욕구를 늘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채워질 때 우리는 ‘만족’이란 걸 얻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인정과 칭찬, 타인의 행복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하지만 우리 자신의 만족의 깊이를 채우지는 못합니다.
달리는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삶에서의 만족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무엇들을 채우기 위해 달리기로 맘을 먹은 거, 아니었나요? 좋은 엄마로, 유능한 직원으로 든든한 딸로, 도움이 되는 배우자로 달리는 시간, 무엇을 채우고자 달리기를 시작하셨나요? 함께하는 시간, 그 시간에서 얻을 행복, 즐거움, 평화, 경제적 풍요에서 얻는 자유와 여유로운 시간, 안락한 편안한 노후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면서 충족된 것이 있나요? 아직 채워지지 않은 나머지는 없나요? 경제적 자원을 채웠다면 관계에서 얻을 즐거움과 행복도 채워야지요. 채우지 못한 다른 것을 향해서도 달려야지요. 달리면서 지나친 것이 있다면 다시 돌아 그것을 챙기고 달려야지요. 어디로 달려야 할지 알려면 우선 멈추어야지요.
멈추어야 합니다. 무엇을 향해 달리고 있었는지 기억하기 위해서, 채워야 할 것들을 도와줄 몸과 마음의 체력,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서, 달라지는 욕구와 필요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멈추어야 합니다. 떠나는 길이 멀면 멀수록, 길의 중간중간 지도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지도를 5분 확인하고 가는 것, 그것이 먼 길을 더 빨리 도착하는 비결입니다. 잠시 서서, 내가 가는 방향을 체크합니다. 무엇을 얻으러 가는 것인지 잊지 않고 갑니다. 가는 동안 생각이 바뀌었다면 새로운 목적지를 다시 정해야 합니다. 확인하지 않고 달려도 되는 유일한 사람, 수명이 500년쯤은 되는 사람이거나 닳지 않는 건강을 가진 사람일 겁니다.
멈추어서 생각해 보세요. 확인해 보세요.
어디로 달려가던 중이셨는지 기억하시나요?
그리고 무엇을 채우려 가던 중이었는지 기억하시죠?
그곳에 가서 채운 것으로 함께 즐기려던 ‘나’, 그리고 내 옆에 있던 ‘너’, 잊지 않으셨지요?
<스트레스-03 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