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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국 엄마달팽이 Feb 03. 2021

[07일 미션 중] 공감필법: 격려 <맹자>

글쓰기 책(유시민의 공감필법)을 읽으며 글쓰기


글쓰기 책(유시민의 공감필법)을 읽으며 글쓰기 07일째




"책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도 공부.

원하는 것을 끝내 이루고야 마는 사람도 있고 때로는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부귀도 나를 흔들 수 없고, 빈천도 나를 바꿀 수 없으며,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꺾을 수 없어야, 비로소 대장부라고 하는 것이다." <맹자>의 <등문공> 하편.



대장부는 힘과 용기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당당한 사람이라 했다. 백성을 탓하거나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혼자서 가는 오연함을 맹자의 힘이라고 느꼈다는 저자의 말이 나를 대장부가 아니게 만들었다. 나는 가끔 지쳤고 그러면 이 길이 맞다고 착각하는 게 오판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다. 늘 대장부일 수는 없었다.

어려서는 힘과 용기가 넘치는 모습이 대장부 같았다. 시간을 보낸 사이 나의 눈과 귀도 달라졌다. 풍기는 분위기나 들리는 말보다 묵묵히 조용히 그럼에도 똑같은 길을 걷는 이가 있다면 그의 판단을 생각해보게 되는 나이에 다달아 버렸다.




"나는 어쩌다 글 쓰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나 생각해보았습니다. 제 글쓰기의 출발은 ‘불법 유인물’제작이었어요. 학생운동을 하던 젊은 시절에도 그랬고 (이하 생략)"


"제 글쓰기의 동력이 된 감정 가운데 제일 센 것이 분노였습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거나 갖가지 반칙을 저지르면서 강자의 지위를 얻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자존을 지키면서 살아가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을 부당하게 모욕하고 경멸하고 짓밟는 현실에 대한 분노였지요."



나는 왜 글을 쓰게 되었는가. 우선은 저자가 앞 장들에서 말한 부분이들이다. 세상에 대한, 나 자신의 경험들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을 사라지지 않게 적어두고 싶었다. 일어난 일에 대한 나의 감정, 무형의 것들을 눈에 보이게 두는 것이 주는 ‘완료감’같은 것이랄까. 박제하듯 어딘가야 두어야 했던지도 모른다. 왜 두어야 하는지는 아마도 표현의 본능에서 찾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생각을 쏟아 붓는 것은 그렇게 시작이었다.

그러면 이제 다시 질문. 왜 글을 잘 쓰고 싶어졌는가. 알리고 싶은 마음양식, 만들고 싶은 행동양식이 생겼고, 그것을 잘 알리고 싶었다. 잘 읽히고 잘 생각해 보게 만들고 싶었다.


나의 동력이 된 감정은 안타까운과 슬픔. 트라우마에 갇히고 조건적인 사랑의 주문에 걸려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자신의 뜻대로 써보지 못하는 인간의 짧거나 긴 시간이 슬펐다. 생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노인이 되어보지도 못한채, 아이로 마감되는 생들에는 깊은 괴로움이 일었다. 나의 슬픔과 나의 괴로움을 위해 나의 글이 이용되길 바랐다. 잘 이용되려면 잘 써야 했다.




"학위, 시험, 취직을 위해 공부를 할 때도 있지만 공부의 근본은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찾는 데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할 때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합니다."


경제학, 공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60%의 삶이었다. 뒤이어 인문학의 참 맛을 느끼고 있다. 원래 좋아한 것은 시였으면서 더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다.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의 가르침에 따라 나의 의식주에 당장 필요한 공부들을 했다. 그 정도가 내 그릇이었기도 했을거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우리는 인간의 삶을 살고 있고, 결국 인간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지 않으면 인간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인간’답게’를 찾기 위해 인문학을 기웃거리는 시간이 늦었지 않나 싶었지만, 지금이 가장 빠른 시간임을 모르는 멍청이는 아닌게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겠다.


나는 오늘 저자가 격려받은 글에서 똑같은 격려를 받는다.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꺽을 수 없는 대장부"

그 대장부를 바라보는 미천한 졸병으로라도 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마음먹는다. 

‘바라보는 게 그러한 것이면, 그러한 행동만 따라하게 되겠지’, 궤변인지 수수께끼인지 모를 그 사이에 자리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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