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멈추세요, 지금-여기에서.

[행복: 집에서요?] -04- 집 순이 님께

by 영국 엄마달팽이


-무직장 사회인, 집 순이 님께-


집에만 있는데 집에서 행복하지 않아 불만이었던 집 순이 님, 기본적인 환경 세팅은 마무리 되었을 것 같습니다. 공간도 정리했고, 그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가족)과 주고받는 단어들을 따뜻하게(인위적일지라도) 채워가려 노력하고 계십니다.


이제는, 바로 행복의 주체, 순이 님의 내면에 집중할 때입니다. 사건은 늘 널려 있습니다.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 사건을 더 지긋지긋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건들에 대한 우리의 머리와 몸의 반응은 너무도 순식간이고 즉각적이죠? 행복으로 가기 전에, 그 불행한 느낌에서 먼저 멀어지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행복은 우리의 내면에서 옵니다. 혹시,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어보신 경험 있으신가요? 그 음악들 중 아주 조용한 음악을 들어보신 경험은요? 없으시다면 오늘 하루, 조용한 음악 한 곡을 휴대폰에서 찾은 후 밖으로 나가보세요. 사람도 자동차도 가득찬 곳으로 가봅니다. 그 길 위에서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으세요. 그리고 준비하신 그 곡, 세상 가장 느리고 평화로운 그 음악을 듣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은 어디인가요? 평화로운 음악에 맞춰지는 내 몸의 심장박동 덕분에 눈에 보이는 것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 생각보다 차분해 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분명 사람도 많고 자동차도 많은 길 위였는데 말이죠. (복잡할 때 음악을 들으라고요? 네, 좋은 방법이기도...합니다.)




주변의 사건, 외부적 환경이 나의 행복한 마음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주변 환경과 상관없이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행복은 감정이니까요. 나의 감정은 내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주변의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영향력을 조절할 수 없는 순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행복을 느끼게 해 줄 환경을 세팅하는 작업들을 지금까지 해 왔지만 그 모든 작업은 바로 지금, 나의 내면의 행복을 찾는 길을 도와주기 위한 것일 뿐, 그것들이 핵심은 아닙니다. 이제, 내 안에서 행복할 순간들을 만들고, 만나고, 쌓아가기를 시작해 보실까요?


소용돌이 치는 파도 속에서 행복을 느끼기란 어렵습니다. 정신없는 파도, 무질서 그자체입니다. 무질서는 정지를 통해서 질서로 나아갑니다. 정지되는 물결이 필요합니다. 조용히 사그라드는 파도를 보면서 고요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요함에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정지되는 잔잔함에서 평화를 느낄 수도 있고, 정지된 후 생기는 작은 물살에 간지러운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죠. 그렇듯, 파도를 잠재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흔들리는 몸과 마음, 멈춤이 우선입니다. 정지 후 물살을 다시 재해석하고 재발견하더라도 우선은 정지부터 해야합니다.


정지는 움직임의 뿌리!




어떻게 멈출까요?

"지금 계신 이 곳, 지금 이 순간에 가만히 멈추어봅니다. 얼음!"

가만히 서 봅니다. 그리고 생각을 멈추어 보겠습니다. 새로운 한 곳에 집중하면 이전에 하고 있던 생각들을 잠시 멈출 수 있습니다. 그럼, 어디에 집중할까요? 보는 것에 영향받는 우리들이니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보겠습니다. 지금 순이 님 주변에 어떤 물건들이 있나요? 저는 지금 공부방입니다. 모니터, 스피커, 키보드, 책 하나, 둘, 셋, 넷, 다섯권, 공책 하나, 둘, 스프링 공책, 줄 공책, 휴대폰, 휴대폰 충전 케이블, 연필, 초록 볼펜, 파란색 볼펜, 핸드크림....생각이 멈췄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무엇이 '지금, 여기'에 있나, 확인했습니다. 멈추었습니다.


이제 좀 더 깊이 멈추어 보겠습니다. 이제는 시각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고, 순이 님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해봅니다.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몸 안 구석 구석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몸의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해 봅니다. 몸의 어디에서 어떤 느낌이 있으신가요? 저는 숨을 쉴 때마다 코 주변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관찰했습니다. 코로 들어가는 공기가 쎄하게 차갑다가, 나올 때는 덜 차갑더라고요. 들숨과 날숨에 코의 느낌, 드나드는 공기의 온도를 관찰했습니다. 10번만 관찰합니다. 들숨에 코, 날숨에 코 하나, 들숨에 코, 날숨에 코 둘, 들숨에 코 날숨에 코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다음 중 하나를 골라 몸의 느낌에 집중하셔도 좋습니다. 배, 가슴, 팔, 다리(더 세부적으로 허벅지 혹은 종아리, 아니면 발바닥으로 집중하셔도 됩니다), 얼굴, 어깨 등 여러 곳이 있어요.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몸의 부위에 집중하고 관찰하시면 됩니다. 각 부위에서 느껴지는 느낌에 집중하시는 겁니다. 간질간질 할 수도 있고, 묵직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뻐근하다거나 뻣뻣하다거나 혹은 아무 느낌이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호흡과 함께 자신의 몸의 한 부위를 관찰하면서 생각을 멈추는 겁니다. 좀전에 가졌던 나의 생각이, 나의 감정이 잠시 멈춥니다. 몸의 한 부위에 마음의 눈을 고정하고 관찰하는 사이, 그렇게 생각은 멈추었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날뛰던 분노의 순간들이었거나, 우리의 몸과 마음이 땅 끝으로 끄집어 내려진 무기력의 순간들이었거나, 모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보호해 주지는 못하던 불편한 순간들이었습니다. 그 불편한 순간들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첫 단계는 바로 그런 몸과 마음 그리고 생각을 잠시 멈추는 것입니다. 그 무엇에 붙잡혀 끄달려 가지 않도록, '지금, 여기'에 잠시 멈추어 정지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안전 수칙입니다.


멈추고 나면 그 다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건과 생각,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멈추면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다음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선 멈춘다. 그리고 다음을 선택한다."




<지금, 여기>로 생각과 감정을 데려와 멈추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1. 내 주변의 물건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그것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그것들의 모양을 관찰하기.

2. 눈을 감고 내 몸에 느껴지는 한 부위의 느낌을 관찰하는 것이었지요?


천천히 연습해 보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1분, 2분, 그러다 5분 10분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멈추는 것의 깊이에 따라 마음이 고요해지는 순간들을 더 자주 만나시게 될 겁니다.


파도와 물살을 멈추기에 능숙해지는 순이 님을 기대해 봅니다.





<행복: 집에서요?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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