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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국 엄마달팽이 Feb 17. 2021

[11일 미션] 나의 부캐는? 호흡 엔지니어

[부캐(릭터) 설정] 20일간 글쓰기 모임 


부캐의 이름, 나이, 태어난 곳, 직업을 설정해 봅니다. 그리고 다음의 질문을 던집니다.

질문: 앞으로 부캐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질문: 부캐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나의 부캐: 달팽이


(본캐는 팽이: 돌고 도는 팽이 70%+ 돌고 도는 돌아이 팽이 30%)


달팽이 나이: 다시 4살 (한 때 달팽이였는데, 방전시킴. 다시 충전 후 4년차.)


달팽이 태어난 곳: 영국


달팽이 직업: 호흡 엔지니어



달팽이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굉장히 느긋하고 느슨하게,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숨을 쉬며 살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시간을 채울지, 생각과 감정과 느낌을 연결함을 쉬지 않는 시간을 살아낼 것이다. 혼자만 자유롭고 자연스럽지 않는다. '시간 속에서 숨 쉬는 방법'을 알리고 나누는 삶을 살 것이다. 제 2의 달팽이, 제 3의 달팽이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달팽이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토끼처럼 뛰던 사람, 새처럼 날던 사람, 여우처럼 굴을 파던 사람들 모두가 한 해에 몇 번씩 가던 길을 멈춘다. 그리고 자신의 호흡 속도와 자신의 시간 속 위치를 확인하는 생활 양식을 갖게 되었다.



숨 쉬는 거, 그거 뭐 어렵냐던 사람들, 그거 무에 써 먹을거냐던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숨 잘 쉬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계절이 올 때마다 열리는 워크샵이 늘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그들과 함께 숨쉬면서 달팽이는 숨 잘 쉬는 기능장들도 여럿 배출했다. 달팽이 2호, 3호, 4호, 무려 127호까지 탄생.



자신만의 길을 자신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으로 걷는 이들이 늘었다. 삶의 모든 감정을 경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안전하고 편안한' 마음 밭을 만들어낼 줄 아는 이들이 늘었다. 서로의 마음 끝을 맞대고, 함께 숨쉬는 이들이 늘었다. 숨 쉬는 시간들이 편안해졌다는 소식이 늘었다.



한 명 한 명, 자신의 몸과 마음과 연결되어 갔다. 자신의 시간과 삶에 연결되더니 나아가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들과도 연결되어 간다는 소식. 드디어 우리는 완전히 온전히 소외에서 벗어났다.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소외, 자기 공간/환경으로부터의 소외를 끊어냈다. 인간 소외가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른들의 미소가 멈추지 않는다. 드디어, 이제 숨을 그만 쉬어도 여한이 없게 되었다.



자기와의 소외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타인과의 소외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달팽이는 '어제보다 더 가벼운 오늘'들을 걷고 있다.





미션:

"개그맨 유재석의 부캐(릭터) '유산슬' 덕분에 부캐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부캐는 삶에서 새로운 평행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본캐가 달성하지 못했던 것을 부캐가 대신하는 거죠, 본캐를 망치지 않으면서요.

내 삶에 새로운 자아를 추가시키는 일은 기존의 무료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흥분제가 됩니다. 부캐가 그런 영역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본캐가 오리지널 콘텐즈라고 한다면, 우리는 부캐라는 가상의 콘텐츠, 그러니까 자신의 정체성과 비슷하지 않은 다소 도전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그 캐릭터에게 미션을 부여하고 그것을 달성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나간다는 거죠."


"부캐는 멀티페르소나라는 신조어와 연결이 됩니다. 본캐의 물리적인 형태(본질)은 바꿀 수 없지만 부캐라는 페로소나는 얼마든지 만들고 바꾸고 심지어 삭제하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우리 인간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자아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관계에 맞는 페르소나를 평행우주처럼 만들어나갑니다."


"부캐는 새로운 우주를 개척하는 일이에요. 여러분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일이고, 삶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이죠. 본캐에서 무력감을 느끼거나 어떤 한계를 느꼈다면 부캐를 하나 만들어보는 건 어때요? 인생에 새로운 미션을 추가해보는 거죠."


"오늘은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그러니까 절실한 목표를 담은 부캐 하나를 디자인해 봅니다."


-공대생의 심야서재, 이석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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