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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국 엄마달팽이 Mar 01. 2021

[20일 미션] 미션 마지막 날! 완주! 우승!

[미션 완수. 기념 후기] 20일간 글쓰기 모임

미션:

"여러분 4주동안 정말 고생하셨어요. 매일 매일 글 쓰느라 정말 힘드셨죠? 미션 완수한 분들 정말 대단한 분을이에요.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일에 도전하시든지 다 잘 해내실 수 있을겁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어떤 일이든 계속 도전하시길 바랄게요.

4주동안 모임은 어땠나요? 여러분의 후기를 남겨주세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


-공대생의 심야서재, 이석현 글-




[있는 그대로의 생각과 느낌을 마음껏 그냥 써내려가 그냥 발행하렵니다. 미션 완료 후기 작성, 시작!]



인연이라는 것이. 우연이라는 것이. 타이밍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렇게 만날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이런 감정을 가진 나를, 저런 생각을 하는 이들과 저런 감정을 가진 이들이 지금, 여기, 이 시점에 만났을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내게 남아있는 시간이 세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 시점이 올수록, 77억9천4백79만8천7백39명 여(2020년 7월 1일 기준) 두뇌와 심장이 돌아다니는 이 곳에서 만났을까, 신기해집니다. 몇진 표현으로만 남았던 '77억명 중의 두 사람의 만남'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사네요. 그런 속에 우리, 서른 몇 명이 모였네요.


지금이 아니었으면 없었을 지금의 나의 느낌과 생각들. 참 묘하네요. 없을지도 몰랐을 것이 이렇게 인연이 되어 있음이 되었다는 것이.




글을 쓰면서 자주 울컥했었죠. 예상한 울컥의 순간들은 아니었어요. 저는 아주 좋은 기분의 달들을 보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글이란 것이, 주제란 것이, 어디로 나를 끌고가는지 예고도 없이 손목 붙잡고 여기 쿵, 저기 쿵, 무슨 알라딘 날으는 양탄자도 아니고, 허락도 없이 동의도 없이 그렇게 휘날았지요. 그렇게 가서는 단어 하나 만나서 심장이 쿵, 또 다른 기억하나 만나서 머리가 띵. 그래서 울컥, 참 많이도 하품(눈물)하고 참 많이도 만났네요, 이 사람 저사람.


처음이라서. 새로운 경험이어서. 새로운 구성과 행동이어서 저의 두뇌는 이번 4주간 회춘하였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뇌의 신경의 길을 새로 열어준다고, 상담하면서 상담을 배우는 이들에게나 알리던 말들이 제게도 적용되는 것이었지요. 뇌가소성을 설명하면서 저는 늘 이 신나글 모임을 떠올렸답니다.


"아이들의 두뇌발달을 위해, 새로운 경험을 주셔야 합니다. 새로운 경험, 무엇이 떠오르세요? 다들 여행을 떠올리시죠. 그런데 그것이 꼭 멀리 차표를 끊고 비행기표를 끊어가며 멀리 가는 것만이 여행이 아닙니다. 우리의 5감을 통해 뇌는 자극을 받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두뇌발달은 모두 오감 채우기 경쟁이라고. 그러니 오감만 새로우면 되요. 지금 계신 그 곳, 일상에서요. "




저의 4주는 그랬어요. 저의 두뇌는 이번 4주간 매일이 5감각 먹거리 생일상차림이었죠. 거하게 차려받았어요. 이런 진수성찬, 이런 음식들이 있었냐며 제게 온갖 모습으로느낌을 표현했지요. 너무 슬픈거 아니냐며 눈물로도 표현하고, 기억난 단어에 신나서 쾌재도 불렀지요. 그 장단에 맞추어 저는 몸을 폴짝 폴짝 뛰어주기도 했고요. 한 밤중에 타자기를 두들두들 두드리며 손가락 끝마다 전해지는 압력도 느꼈고요. 책상 앞 한자리에 얼음처럼 서선(의자 없앤 책상이라^^) 정신없이 쏟아내는 통에 종아리가 퉁퉁 붓는 감각이라는 선물도 받았습니다. 온 몸으로 온 감각으로 그렇게 저는 참으로 새로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함께하는 이들이 없어도 홀로 즐거울 순 있었어요. 저는 혼자서도 잘 노니까요. 하지만 동행의 힘을 간과하진 않아요. 간과라니요, 없으면 모셔라도 와야한다는 것을 알지요. 우주들이 만나면 무조건 터지거든요. 무엇이든 얽히고설키니까요. 새로운 파장. 저는 그것을 잘 알고 있어요.


함께 4주를 달리는 다른 분들의 단어들을 보며 제 머릿속 단어들이 영향을 받았지요. 저 단어는 나도 알아, 저 느낌 나도 알지. 그리고 나서 제 글이 달라졌죠. 모든 글들에 영향을 미친 것은 저 하나의 우주가 아니었어요. 없던 것도 만들어낸 것은 바로 새로운 우주들이 저를 방문해 저의 감각들을 흔들어주었어요. 우주들이 빛났어요. 눈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단어들과 감정들을 던져주며 빙글빙글 돌았죠. 혼연일체, 저도 막 돌았지요. 구토가 날 뻔 한 날들도 많아요. 황홀경만 선사한 우주들의 충돌은 아니었어요.   




새로움을 만나는 것. 그런데 그 새로움이 신나고 신선하고 감탄사를 자아내는 것들이라면, 이건 분명 저의 두뇌에겐 최고의 먹거리에요. 부정적 느낌도 모두 인정하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전 달콤하고 고요하고 즐겁고 싶으니까요.


저의 두뇌는 생각과 감정과 몸의 느낌을 담당하지요. 그 좋은 먹거리에 신나고 즐겁고 위로받으면서 저의 생각이 정리되었고, 저의 감정은 풍성해졌고, 저의 몸의 혈류의 흐름도 좋아졌지요. 그 모든 것이 그렇게 건강해졌답니다.


계속 새롭게, 신나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기분으로 막 질러버렸습니다. 신나게 글쓰기 방 2기, 또 가즈아~~~~!!!!!! 언제나 기분 좋은 건, 기분으로 막 살고 이래야 해요! (기분 나쁜건 기분으로 막 결정하고 막 살면 안됩니다..........따라하지 마세요^^)




공심님 고맙습니다. 좋은 주제, 좋은 예시, 늘 던져주셔서 저의 우주가 새로운 곳을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그리고 모든 문우님들, 함께 달리기 해주셔서 진짜 감사해요. 개인의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함께 걷는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목표는 이루었는데 홀로 서 있는 아쉬움, 허전함을 느껴보신 분들은 이해하실거에요. 저도 늘 페이스메이커가 되는 것으로 삶에서의 제 역할을 잡았고요. 동행. 뭐라 말해야 할까요 이 벅찬 끝냄을.


동행. 정말, 다 같이 끝내니 정말 좋네요. 저는 단독 우승, 이런거보다 공동우승을 더 좋아하거든요.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공동완주, 저 우승했어요!





https://brunch.co.kr/@futurewave/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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