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고 싶지 않은 달콤 쌉싸름한 꿈
단언하기를 꺼려하는 제가 확신하며 말씀드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중에 한 가지인 '고통 없는 삶'에 대한 생각을 짧게 적어볼까 합니다.
고통이 부재하는 현실이란 이상理想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말하자면 부족하거나 흠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꿈과 같은 것이랄까요.
완전함에 대한 소망은 의식하지 못하는 때에 여기저기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히, 나와 타인(관계) 그리고 사회를 대할 때 어떤 '기준', '기대', '요구' 등의 이름으로 활약하는 듯합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분들이 바라는 것이 대부분 '고통 없는 / 문제없는 / 슬픔 없는 삶'으로 수렴하는 것만 보아도 꽤나 분명한 사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닿을 수 없는 이상理想을 묵상하는 일이 우리에게 고통을 더해주고 있지는 않은가요? 애초에 해답이랄 것이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곱씹는 것 만큼 고단한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생명이 깃든 모든 것은 아픔을 견디며 산다는 어느 문학가의 말처럼 풀 한 포기도 살아내느라 무진 애씁니다. 비바람에 넘어지고 짓밟힐지언정 뿌리 뽑히지 않으려 흙을 꽉 움켜쥐고 있는 장면을 떠올리며 마음으로 느껴보세요. 알아봐 주는 이 없는 작은 생명도 이렇듯 처절하게 버티며 사는데 하물며 우리들의 수고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살면서 결국엔 마주해야 하는 아픔 그 자체는 우리가 어쩌지 못합니다. 바다더러 파도를 멈추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얼마든지 다르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어떤 선택을 해오셨나요?
냉정하고 못마땅한 시선으로 나를 비롯한 소중한 누군가를 대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다른 선택지는 정말 없는 걸까요?
우리에게 날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라는 한 척의 배가 주어집니다. 그 배의 행선지를 선택하는 주체가 바로 '나'라는 사실은 하나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이상理想의 바다에 던져둔 닻을 끊어내시고 '자기 결정권'을 누려보세요.
자유의 바다를 향한 돛을 활짝 펴고 여러분만의 항해를 시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3년 9월 자연스럽게 살고 싶은 마음정원사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