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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마주한 내면아이

반성하는 하루하루

by lotus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뜻일까.

학교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은 결국 내 마음속 내면아이와 마주하게 된다.

학교에서 힘들었던 어릴 적 나의 모습이 투영되어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좀 더 현명하게 지혜롭게 대처하길 바라면서.

어쩔 땐 내 어릴 적보다 더 재미나게, 지혜롭게 학교생활 잘하고 있어 보이지만

어딘가 쓸쓸하고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보일 때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그게 나의 내면아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와 닮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일 때, 안타깝고 함께 해결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그렇게 오늘도 글을 쓰게 되었다.


아 물론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도박이나 흡연, 오토바이 문제 같은 경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나의 바람직한 사상으로는 이해불가영역도 있기에 그건 정말 논외다. 오늘도 그 경우가 합쳐진 것이긴 한데, 지난 학교에서의 근무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걔네들이 사고 치고 어쩌고 해도 나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건 걱정하기엔 내 에너지가 아깝다는 사실.


마음을 나눌 어른이 없어서,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없어서,

인생이 공허하고 허망해서,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들어서,

이러한 상황, 감정을 겪는 아이들의 경우 더욱 마음을 쓰게 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너무 마음을 쓰게 되는 내가 좀 소진되는 느낌이다.

내가 풀어야 할 숙제를 투영하는 탓에, 마음이 아려오는 느낌이라,

나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과정에 있게 되어 감사함 + 쓸쓸함이랄까.


오늘 반성을 하게 된 일이 있어서 또 생각의 꼬리 잡기를 한 것이기도 하다.

저번주 신입생 면접일에 도와준 친구랑 수업시간에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감당하기엔 힘들어 보이는 애들이 꽤 있는 것 같더라라고 말을 했다가

선생님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는 건 아니죠.라고 쐐기를 박길래 어이가 없어서

근데 또 맞는 말인 것 같아서.. 참나 미안하다 이랬다.

자기가 그렇게 보이는 학생으로 판단되니까 찔려서 이야기한 것 같기도 하고 ^^

(실제 껄렁해 보이는 아이이긴 한데, 말은 또 예쁘게도 했다가, 못나게도 했다가 하는 아이임)


놀랐던 포인트는, 내가 미안하다 이러니까 "그럼 저도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러더라.

이게 참. ㅋㅋ.. 그래 내가 졌다. 네가 한수 위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날 반성하게 만든다. 겉으로 보고 판단하지 않겠다고 나도 늘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말버릇에 뜨끔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바로 죄송하다고 하는 그 학생의 모습에서 또 나는 이 아이는 그래도 참 괜찮은 애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 그래 내가 무얼 보고 판단이라는 것을 하겠나.


점점 틀이 좁아지는 기분이기도 하다. 생각의 영역이 좁아지는 느낌. 같은 일상, 같은 사람, 같은 아이들을 보며 1년을 지내니 내가 아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일상이다. 갈수록 네모틀이 작아진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생각도 말도 별 필터링을 안 거친다. 그냥 말이 나온다.

집에서 쓰는 언어들, 친구들이랑 쓰는 용어들,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본 것들..


아 인생을 이렇게 좁게 살기엔, 내가 또 이런 나를 싫어하고 세상은 넓고 배울 건 참 많기에..

오늘도 걱정과 반성으로 하루를 살아내고..

내일 또 다른 나로 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에 생각을 꾹꾹 눌러 담는다.

넓게 생각하자. 배우고 익혀서 더 나은 내 모습이 되길 노력하자.

결국엔 성장하길.. 늘 바랍니다. 나의 평화를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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