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기 전에 쓰는 고백

얼굴이 비대칭이지만 날 사랑해

by lotus

어제 처음 경락 마사지를 받았다. 사진을 보고 얼굴이 비대칭인 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유난히 부어있는 얼굴의 부기를 빼고 싶어서 손발품을 팔아 경락 마사지를 잘하는 곳을 찾았다.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 떨 것만 같은 경락 마사지샵에 들어갔다. 낡은 내부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 잔잔한 가요가 나오는 실내에 누워 인생 첫 경락을 받아봤다. 아 물론 한국에서 처음. 베트남에 이은 두 번째 마사지랄까.


우리 엄마 또래 되어 보이는 분께서 마사지를 해주셨다. 눕자마자 "아 제가 비대칭이어서요. 왼쪽 얼굴이 유난히 좀 부어있어요." 대뜸 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장님께서는 "왜 그럴까요?"라고 물으셨고 "소이증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왼쪽 귀가 기형으로 태어나서 몇 년 전에 수술을 했어요." 누워서 죽죽 내뱉는 말들에 아무렇지 않다는 말투로 이어나가시는 사장님의 말씀, "아 그래요. 그럼 비대칭이 될 수밖에 없지. 좀 피해서 마사지해볼게요."


40여분의 시간 동안 어깨와 목과 얼굴을 으깨어가며 부기를 뺀 덕분에, 기분 탓인지 어쩐지 왼쪽 얼굴의 부기가 가라앉아 보였다. 5만 원의 효과가 있다며 집에 와서는 대뜸 엄마한테 얼굴을 보여주고 나봐봐! 를 연신 외쳤다.


비대칭인 내 모습을 어떻게 하면 대칭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 중인 나에게 고백한다. 어떤 얼굴이든 난 나야. 여전히 나를 사랑해. 부족해 보이는 내 모습에 가슴 한쪽이 시큰한 나도 사랑하고 남들에게 더 예쁨 받고 싶어 손발품 팔아 경락 마사지샵을 간 나도 사랑한다. 그렇지만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건강만 하자. 자기 전에 내게 고백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학교에서 마주한 내면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