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안심시키는 네 가지 연습법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있을 때, 각자가 느끼는 불안의 크기가 모두 비슷할까요?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서도 지나치게 태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별 것 아닌 일들로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타고난 감각 처리 민감성이 높은 예민한 기질의 사람의 뇌는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며 하나하나 깊게 처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유독 생각과 걱정이 많고, 사소한 것 하나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작은 일도 꼼꼼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성격이 최선의 선택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고민이 길어지다 지쳐버리기도 하고, 과도한 걱정이 만성적인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예민한 사람에게서 불안장애나 공황장애가 자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죠.


남들처럼 걱정을 줄이고 신경을 덜 써보려 노력도 해봤겠지만, 타고난 기질을 바꿀 수는 없으니 쉽지 않았을 거예요. 억지로 남들처럼 둔감해지려 노력하기보다는 예민한 기질의 특성에 맞는 자신만의 요령을 익혀 가야 합니다.



1. 불안을 피하지 않는 것


사실 불안이라는 감정이 그 자체로 나쁜 감정은 아니에요. 오히려 마음이 상처 받을 상황을 미리 예측해 일어나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는 감정이죠.


억지로 없애려고 해봤자 신경만 더 쓰이고, 장기적으로는 불안감이 더 강해지기만 한다는 걸 다들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할수록 더 생각이 강해지는 '확증 편향' 때문이죠. 그리고 마음속에 쌓인 부정적인 감정은 어떻게든 더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불안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안심시켜 주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해요. 불안을 피하지 않고 직접 마주하며, 들어주고 설득시켜줘야 해요. 원인을 마주하지 않는 건, 경보 장치가 울렸을 때 경보가 울린 이유를 확인하지 않고 장치만 꺼버리는 것과 똑같은 실수인 거죠.


2. 불안의 원인을 시각화하는 것


불안이라는 감정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그 실체가 보이지 않을 때 훨씬 더 거대하고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의식의 영역으로 가져와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하고 나면 불안의 강도도 줄어들고 대처도 한결 쉬워지죠.


시각화의 가장 간단한 방법은 불안의 원인들을 직접 적어보는 것입니다. 어차피 머리로 알고 있는 것들인데 글로 적어본다고 뭐가 달라지겠냐 싶겠지만, 머릿속에 있을 때와 종이에 있을 때 그 무게감이 다르다는 걸 바로 느끼실 수 있을 테니 지금 바로 실행에 옮겨보세요.


그리고 불안의 원인을 적어볼 때, 그 안에 숨어 있던 속마음까지 함께 확인해야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내일 있을 시험 때문에 불안하다면, '시험을 망칠까봐 불안하다.'라고 적게 되겠죠. 그 다음 한 번 더 물어보세요. 시험을 못 보면 왜 마음이 힘들까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어서, 부모님이 실망할까 봐 같은 이유들이 있을 거예요. 그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으면 왜 불행해질까요?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니까, 혹은 경제적 안정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이유도 있겠죠. 이런 식으로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불안의 실체를 확인해 보는 거예요. 불안하다는 건, 결국 마음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봐 두려운 것일 테니까요.


속마음을 확인한다고 당장 시험의 불안감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내 속마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러게? 생각해 보니 이렇게까지 불안해할 일이었나?' 같은 생각으로 불안의 크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마음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해요. 누군가 내 힘든 얘길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는 것처럼요.


3. 합리적 사고로 바꿔주는 것


마음을 힘들게 하는 건 보통 비합리적인 신념들이에요. 객관화해서 적어봤을 땐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사소한 문제들도 많지만, 머릿속에서는 당장에라도 실현될 것처럼 늘 우리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죠.


불안의 원인들을 적어보았다면, 그 상황이 실제로 나타날 확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함께 적어보세요. 가능성이 낮다는 걸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과 객관화해서 눈으로 확인해 보는 건 전혀 다릅니다. 추가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대처할지를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불안감 극복의 핵심은, 어떻게든 내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것이란 걸 꼭 기억해 주세요. 그게 설령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 하더라도요.


4.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불안의 원인을 알아내고 걱정이 과도했다는 걸 알아차린다 해도, 마음속 '불안이'를 완전히 안심시켜 줄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현실적인 대비책이 있어야 이 친구도 마음이 놓이겠죠.


마지막 작업은 불안의 원인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해 보는 것입니다. 노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보고,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하늘에 맡기거나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겠죠.


시험 결과 때문에 불안했다면, 남은 시간의 시험 공부나 컨디션 관리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 최선을 다하되, 시험 당일의 날씨, 시험의 난이도, 시험의 경쟁률은 하늘에 맡겨야겠다 생각해보는 거예요. 불안이 나를 집어삼키려 할 땐, '진인사대천명'의 마음가짐이 큰 도움이 됩니다.




'뭘 그렇게까지 걱정해.'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동안 이런 말들을 많이 들어오셨을지도 몰라요. 혹은 나 자신에게 하고 있었을지도요.


모든 마음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마음가짐은 '자책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왜 이런 걸로도 걱정하는 거지?' 보다는, '나는 이런 걸로도 걱정하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유별나고 이상한 게 아니라, 남들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것뿐이에요. 에너지는 조금 더 쓰지만, 꼼꼼히 대비하는 만큼 실수와 실패가 적다는 장점도 있는 걸요.


앞으로는 억지로 걱정을 내려놓으려 노력할 게 아니라, 조금은 섬세하고 걱정 많은 나의 마음, 여기에 맞는 나만의 요령들을 익혀서 살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