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반복되는 부정적 생각, '반추사고' 극복 방법

'아 그러지 말 걸.. 그 때 왜 그랬을까..'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말을 했을까?'


누구나 살다보면 지난 일들이 다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반추'를 경험합니다.


행복한 기억이 계속 떠오른다면 좋겠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경험, 후회되는 말이나 행동, 상대방에 대한 원망 등 부정적인 감정을 수반한 기억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심리학적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이 더 오래, 더 강하게 각인되기 때문이죠.



'반추사고'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고 과정이지만, 모든 자극을 더 깊게 처리하는 예민한 기질의 사람들에겐 마음을 무너뜨릴 정도의 거대한 파도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예민한 사람들은 지나가는 말 한마디와 사소한 표정 변화에서도 수많은 생각을 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같은 사건에서도 남들보다 몇 배의 감정 변화를 경험해요. 그러다 보니 남들이 별 것 아니라 여기는 사소한 상황도 그들에겐 커다란 상처가 되기도 하고, 똑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더 오랫동안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 있는 거죠.


반추사고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시 경험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계속해서 강화하며 우울, 불안과 같은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은 '반추사고'에 대처하는 요령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해요.


1. 반추를 알아차리기


남아있는 감정을 정리하는 건 의식적인 노력으로 해낼 수 있지만,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생각이 떠오르는 건 막기가 불가능해요. 피하거나 억지로 떨쳐내려 할수록 반대로 더 강해지기만 합니다. 심지어는 그 생각을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자책하며 마음이 더 무너지기도 해요.


그래서 반추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작업은, '알아차림'입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회피하거나, 당장 어떻게 해결해 보려 하지 말고, '지금 또 그 상황을 반추하고 있구나.' 하며 그저 알아차리기만 해보는 거예요.


이차적으로 후회나 자책으로 이어지며 마음이 무너지는 걸 방지할 수도 있고, 반추사고의 원인을 알아내 근본적인 해결에 접근하기 위해서도 자동적 사고를 의식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알아차림'이 필수적입니다.


2. 반추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마음속에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찾아내 정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표면적 생각들을 걷어낸 내 진짜 속마음을 알아내야 합니다.


반복해서 떠오른다는 건, 그만큼 마음이 힘들었고 위로가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우리가 머리로는 별 것 아니라 생각하려 애쓰는 그 사건이, 사실 마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서운하고 힘든 일이었다는 거예요.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내가 힘들다 느끼면 힘든 거예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든 간에 내가 반추를 하고 있다면 그만큼 마음이 힘들었다는 뜻입니다. 그 때 마음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고 다독여줘야 그 기억에 묶여있던 부정적 감정들도 조금씩 깎여나가게 되는 거예요.


마치 영화속에서 원한이 생긴 이유를 들어주고 그 한을 달래줬을 때 비로소 사라지는 지박령의 이야기처럼요.


3.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감정을 정리하기


하지만 속마음을 마주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려면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데, 그 때의 분노, 수치심, 억울함,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다시 현재로 소환되어 우리를 힘들게 할 테니까요.


그래서 부정적 감정이 강할수록 그 수위를 적당히 조절하며 흘려보내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감정의 홍수 상태에서 댐의 수문을 한 번에 열었다가는, 자칫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다칠 수도 있어요. 큰 충격으로 부정적 감정의 트라우마가 후유증처럼 남아버릴 수도 있거든요.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감정을 정리하려면, 무작정 들춰내기보다는 미리 방법을 정해놓고 계획에 따라 마음을 마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게 댐의 수문을 적절하게 조절해 밀려오는 감정의 양을 조절하는 요령, 과거의 부정적 감정에 압도되기 전에 빠져나와 다시 현재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들이에요.


예를 들어, 눈 앞에 보이는 사물 5개를 바로 말해본다거나, 좋아하는 책의 문장을 필사해 보기, 운동이나 산책과 같은 방법으로 '현재의 감각'에 집중해 과거에서 현재로 생각의 흐름을 부드럽게 전환해 보는 거예요.


정해진 시간 동안 감정일기를 쓰며 당시의 객관적 상황이나 부정적 감정을 떠올려 본 뒤, 산책이나 운동을 통해 생각의 양을 조절해 볼 수도 있겠죠.


4. 마음의 기초 체력을 쌓기


이렇게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감정을 정리해 볼 수 있겠지만, 요령을 아무리 잘 익힌다고 해도 마음속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당장 하루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과거의 감정까지 돌봐줄 여력이 있을리가요.


당장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있어야 친구의 상담도 들어줄 수 있는 것처럼, 과거의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마음속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해요.


몸과 마음의 위험 신호를 잘 체크해 가며 적정선으로 마음의 배터리가 유지되도록 해야 하고, 운동, 명상, 독서, 일기와 같은 나만의 마음챙김 습관들을 통해 배터리의 총량도 확보해 놓아야 더 효과적인 치유가 가능합니다.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전에 지금 내 마음이 과거의 감정들을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인지 먼저 체크해 주세요. 힘들 것 같다면, 지금 필요한 건 과거의 감정을 마주하는 연습이 아니라 마음의 기초 체력을 쌓는 습관들입니다.




지금까지 '반추'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연습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당장 반추사고로 고통받는 분들께 이 4가지 방법보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반추사고를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이에요.


신체의 통증이 단순히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게 아니라 몸의 위험 상황을 전달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반추사고 역시 남아있는 감정의 응어리를 알려주고자 우리에게 보내는 마음의 목소리라고 생각해 주세요.


반복되는 생각 하나 조절하지 못한다고, 별 것도 아닌 일을 아직도 곱씹고 괴로워한다고 스스로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그래도 힘들어 하고 있는 우리 마음, 조금만 더 부드럽게 안아주세요.

무조건 안 된다고 억누르지 말고, 먼저 마음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반추는 무조건 없애야 할 '마음의 적'이 아니라,

해소되지 않은 부정적 감정의 '치유 신호' 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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