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또 실수하는 나에게
이직 후 한동안은 글 쓸 여유가 없었다.
회사 분위기, 동료들의 말투, 슬랙에서 쓰는 이모지까지
하나하나 낯선 것들을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취업 컨설팅을 하기도 하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자주 해주는 편이다.
이직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언할 때에는 꼭 강조하는 말이 있다.
“이직하고 나면, 절대 예전 회사 얘기하지 마세요.”
처음엔 가벼운 비교일 뿐이다.
“전 회사에선 이런 툴을 썼는데요.”
“그땐 이걸 이렇게 자동화했었어요.”
하지만 그 말은 순식간에 이렇게 들린다.
“나는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여긴 비효율적이에요.”
결국 듣는 입장에서는,
‘그럴 거면 거기 다시 가시든가요’라는 말이 머릿속을 스친다.
문제는, 그걸 아는 나도… 그 실수를 했다는 거다.
이번에 새 회사로 이직하고 나서,
결과를 빠르게 내야겠다는 조급함에
결국 전 회사의 방식, 전전 회사의 습관을 하나둘 꺼내 쓰게 됐다.
“이건 그때 이렇게 했는데요.”
“이건 예전에 이 구조로 짜서 안정화됐었어요.”
물론 최대한 거슬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와서 샤워하면서, 딱 떠올랐다.
“아… 나 오늘, 또 전 회사 얘기했구나.”
그리고 이불킥.
또, 또, 또.
사실 훈수는 쉽다.
바깥에서 보면 장기판이 한눈에 들어오니까.
그런데 그 장기판 위에 직접 올라가면,
말처럼 냉정할 수만은 없다.
지식은 말로는 쉽게 전달되지만,
습관은 몸이 먼저 반응한다.
지금도 나는 내 조언을 다시 곱씹고 있다.
“절대 전 회사 얘기하지 마세요.”
그 말은,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다짐한다.
이번 주에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입 밖으로 '전 회사'라는 단어를 꺼내지 말자.
오늘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