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불편할까

말은 옳아도, 태도가 틀리면 관계가 무너진다

by 잡생각 수집가

요즘 취업난 얘기만 나오면 다들 한숨부터 쉰다.

익명 채팅방도 예외가 아니었다.

“취업 진짜 너무 힘들다…”

“요즘 사회가 문제야. 청년들만 고생하지.”

“돈 많은 사람들만 다 가져가는 세상이지 뭐.”

방 분위기는 하나였다.

“맞아, 사회가 문제야.”

모두가 하소연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근데… 정확히 사회의 어떤 점이 문제라는 거예요?”

“돈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엔 다들 친절하게 답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이죠. 가진 사람이 더 가지니까요.”

“기업 오너 가족들만 혜택 보는 구조도 있고요.”




하지만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부동산이 문제라는 건 어떤 자료로 보신 건가요?”

“기업 오너 얘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 말씀하시는 거죠?”

분위기가 굳기 시작했다.

“음… 질문이 좀 공격적으로 느껴지네요.”

“다들 그냥 하소연하는 건데, 왜 따지듯이 물으세요?”


그러자 질문자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 전 그냥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요?”

“욕도 안 했고, 규칙 어긴 것도 없는데 뭐가 문제예요?”

결국 불만이 터졌다.

“하... 강퇴안하고 뭐해요 방장님?”

한순간 방은 싸해졌다. 다행히 누군가 진정시켰다.

“자자, 너무 흥분하지 말고요. 그냥 오해일 수도 있잖아요.”

“알겠습니다. 제가 좀 과했네요.”


강하게 나섰던 사람은 물러났다.

하지만 질문자는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아니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난 규칙도 안 어겼고, 욕도 안 했는데 왜 강퇴 얘기가 나오냐고요.”

“이게 왜 공격적인 건데요?”

방은 더 싸늘해졌다.




그때 머릿속에 한 장면이 스쳐 갔다. SNL에서 김원훈이 치켜뜬 눈으로 말하던 그 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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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인데, 불편한…”


정말 그랬다. 질문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욕도 없었고, 규칙도 어기지 않았다.

논리적으로는 옳았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불편했을까.

텍스트 대화에는 표정도 억양도 없다.

짧은 질문은 추궁처럼 보이고, 반복되는 물음은 따지는 것처럼 읽힌다.

특히 모두가 “공감 모드”일 때 혼자만 “검증 모드”로 들어오면 쉽게 충돌이 생긴다.

하지만 진짜 불편을 키운 건 태도였다.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느껴진다”고 했을 때, 대부분은 이렇게 말한다.

“아,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오해였다면 미안해요.”

그런데 그는 정반대로 갔다.

“난 규칙도 안 어겼고, 욕도 안 했는데 뭐가 문제냐.”

“이게 왜 공격적인데요?”

결국 사람들은 질문이 아니라 그 태도 때문에 더 불편해졌다.

“아, 저 사람은 말투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문제구나.”


그렇다고 불만만 늘어놓는 게 옳다는 뜻은 아니다.

하소연은 잠깐의 위로가 될 수 있지만, 해결책 없는 분노는 또 다른 피로를 만든다.

질문은 필요하다.

불편한 질문이 때로는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기도 한다.

다만 질문이 받아들여지려면 분위기와 태도가 함께 맞아야 한다.

익명방의 작은 해프닝이었지만, 직장에서도 똑같이 벌어진다.


회의에서, 메신저에서, 심지어 회식 자리에서도.

말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태도가 불편하면 관계는 쉽게 무너진다.

오해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오해를 풀어내는 건, 언제나 한 발 물러서는 태도다.

결국 그날의 교훈은 단순했다. 말은 옳아도, 태도는 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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