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탄> 리뷰
나는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광기를 좋아한다. 전작 로우에서 보여준 강렬한 광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그가 보여줄 영화에 담을 의미가 매우 기대 되어서 나는 그가 조금 더 광기를 내뱉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강렬한 포스터와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영화 티탄은 전작 로우에서 활약했던 배우 가렌스 마릴러도 출연을 해 그 차가움과 뜨거움을 더한다. 본질을 파고들지 않고 전작 로우보다 더한 광기를 드러내어 의문과 감탄을 동시에 이끌어 낸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게 된다. 그 후로 자동차와 늘 함께하며 자극적인 몸짓을 자행한다. 본격적으로 자극적인 욕망이 표출되기 전, 누군가를 침묵시키며 다시 자동차와 함께 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는 차를 사랑하는 걸까. 뇌에 심겨진 티타늄으로 차에 종속된걸까. 하지만 그 의문을 풀지 않은 채, 자신의 욕망을 끊임없이 분출하고 즐기는 알렉시아.
누군가를 침묵시킨 대가 앞에 섰지만 자신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 잃어버린 자식이 되고 몸을 꽁꽁 싸맨다. 그럴수록 자신을 잠식시키는 외로움은 아무리 복대를 차 자신을 가려보아도 시간이 지나며 결국에는 드러나게 된다. 그렇게 점점 고립되는 알렉시아의 외로움을 이미 알아챈 듯, "네가 누구든 상관 없어" 라는 말로 그를 따뜻하게 감싸안는다. 아버지의 그리움이 알렉시아의 외로움을 덮으며 따뜻함이 영화 전체에 퍼진다.
처음에는 자극적인 영상과 음향으로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나중의 샘솟는 따뜻함으로 영화 자체에 빨려들어가며 따뜻함의 온기를 마주하며 감탄사를 자아낸다. 특히 주인공의 표정과 섬세한 손짓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고 그렇게 강한 따뜻함에 강렬한 차가움이 만나 더 강한 따뜻함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인공이 왜 그렇게 행동 했는지는 영화 상에서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과 차를 낳는 광기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