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트 클럽> 리뷰
몇 번 보려고 노력했지만 왠지 모르게 손이 가지 않아 미뤄왔던 영화 ‘파이트 클럽’이라는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1999년도의 영화임에도 세련된 연출로 눈길이 가고 '꼭 봐야 할 영화'로 회자되고 있는 만큼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전 팽배한 불안감으로 점철되어 있는 그때의 그 시절 영화, 파이트 클럽을 소개한다. 에드워드 노튼과 브래드 피트 주연이고 데이비드 핀처가 연출했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사소한 문제들을 생각하는 그와 과거와 연결되는 사람들이 휘몰아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현대 사회에서 살아감으로써 찌든 몸, 공허한 눈빛에서 오는 현실과의 괴리, 끊임없이 내놓는 언어는 심각한 불면증으로 인해서 더욱 심화된다. "잠을 못 자면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 모든 게 멀게 느껴져서 반복해서 복사한 문서처럼 사방이 흐려진다."라는 말처럼 복잡한 내면이 휘몰아치는 모습이다. 일반적인 현대인처럼 일회적인 관계, 물건 그리고 말을 내뱉는 잭은 불면증을 앓고 있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불면증으로 인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지만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조금씩 해소되지만 지속될수록 ‘중독‘이라는 이름으로 변모한다. 그러다가 신경 쓰이는 존재를 만나면서 그 효과도 지지부진하게 되고 담판에도 실패하면서 다시 불면증의 굴레에 빠진다. 비행기에서 타일러 더튼을 만나기 전까지는. 자신과 전혀 성향이 다른 그는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었고 우연이 겹쳐 함께하게 된다. 둘로 시작한 '파이트 클럽'은 점차 규모를 키워가 테러집단이 되어가고 혼란 속에서 혼란을 거듭하는데, 의문을 갖기도 전에 밝혀지는 진실들이 다소 충격적이다.
자기 자리를 찾아가며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어 간다. 하나로 뭉쳐진 그 덩어리들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불순물이 조금씩 섞여간다. 덩어리와 불순물을 떼어내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사소한 만남에서 시작된 어떤 관계가 새로운 진실에 직면하며 겪는 끔찍함을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예상할 수 있었던 반전이었지만 답답함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며 액션 영화의 진가를 발휘한다. 깜빡이던 것들이 착각이 아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만 폭력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이야기는 누군가를 대항하기보다는 서로를 두들겨 패는 방식으로 흘러가면서 내면의 욕망을 한없이 분출하는 방식이 비극적이다. 현대인의 억눌린 욕망이 곳곳에 표출되며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웠던 영화였다.
우린 목적을 상실한 역사의 고아다.
2차 대전도 경제 공황도 안 겪었지만
대신 정신적 공황에 고통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