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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Nov 24. 2022

막연한 두려움에 몸을 말고 있던 이들에게 따뜻함을.

영화 <말아> 리뷰


우리의 일상을 마비시킨 전염병은 전 세계를 뒤덮었고 여전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상황 속에서 잔뜩 움츠리고 있는 한 청춘을 마주할 영화 '말아'를 소개하려 한다. 심 달기 배우의 독특함이 그대로 담겨있어 영화 속의 '주리'가 실제 있는 인물처럼 생생하다.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는 이 두려움을 '주리'라는 인물을 통해 해소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76분간 상영되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심달기 배우의 매력에 빠지고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곱씹게 된다. 



정리되지 않은 공간 속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있는 주리에게 기존의 일상을 완전히 뒤집을 엄마의 '명령'이 떨어지게 되며 기존의 일상을 되찾아간다. 서툴지만 조금씩 무언가를 해나가며 주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몸을 잔뜩 움츠려 말아있는 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멈춘 시간 속에 살던 주리가 바쁜 세상에 뛰어들며 일상의 힘을 느끼고 그 하루를 잘 버텨내며 자리를 잡아간다. 그렇게 일상은 특별하지 않지만 누군가를 변화시킬 충분한 힘이 되어준다. 



편안하지만 동시에 폐쇄적인 공간이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마 자신을 이끌어주는 힘이 아니었다면 그런 삶과 무기력에 익숙해져 계속 몸을 움츠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은 것을 좌우하지만 자신을 뚜렷하게 그려나갈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그 상황 속에서도 의지의 재료를 돌돌 말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막연함으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다시 움직이고 싶다면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마주해보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그리고 청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서 영화를 잘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가 잘 전달되어 많은 힘을 얻었다. 다소 평면적인 이야기가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켜 다음의 막연함을 온전히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영화의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소소한 행복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따뜻함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영화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일상의 소소함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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