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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Dec 08. 2022

분노를 통해 마주하는 희망의 불씨.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리뷰


30년 만에 돌아온 매드 맥스 시리즈의 4번째 후속 작품인 <매드 맥스: 분노의 질주>가 12월 7일 재개봉했다. 3편 이후의 시점으로 별안간 망한 세상에서 살아남은 맥스가 또다시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그렸다. 아카폴 립스 장르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제목과 걸맞게 분노로 점철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보다 지금의 상황에 집중하며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언제 봐도 재미있을 이 영화는 비교적 단순한 전개 구성으로도 명확한 메시지를 띄우며 흥미로움을 더한다.



불타오르고 피가 난무한 이 세상은 여러 차례 반복된 전쟁으로 인해 멸망했다. 물과 기름이 귀한 시대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만든 또 다른 세상은 분노로 그득한 상황이다. 살아남는 것이 목표였던 맥스는 임모탄에 의해 납치됐다. 그와 동시에 퓨리오사는 폭정에 반발해 임모탄의 다섯 아내를 데리고 어머니의 땅으로 향한다. '사람'으로서가 아닌 임모탄의 가장 소중한 '소유물'로서 존재했던 것만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본격적으로 탈출을 하게 되며 만나게 된 맥스는 다소 위협적이지만 여러 혼란과 불안을 거쳐 같이 살아남기로 한다.



이렇게 미친 세상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천국이 있을 거라는 어떤 강력한 믿음이 이 땅을 지배한 것이다. 존재해야 할 세상 대신에 존재하지 않아야 할 것들만이 자리 잡아 있는 탓에 자기다움을 잃어가는 사람들만이 남아있었다. 한낱 부품이라고 할지라도 "날 기억해줘!"라는 말로 살아가는 희망을 연장한다. 폭정으로 인한 혼란에도 세뇌를 당한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 기괴함의 연속에도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만 여겨지지만 이따금 떠오르는 한 사람의 모습이 소각된 소멸 사이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게 된다.



어떤 것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떤 것이 틀린지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지금 사는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건 인간의 당연한 열망이기 때문이다. 살기 위한 끊임없는 희망 끝에 황폐함만이 남아있더라도 시스템의 일부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것들을 지니게 된 이들은 또다시 희망을 발굴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립은 필요하지만 그다음은 조화로 이어지는 균형 또한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희망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라는 물음 앞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행동해야 한다. 분노로 점철된 채 끊임없이 펼쳐지는 전쟁 앞에 놓인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도 우리가 정하는 것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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