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리뷰
※리뷰는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같은 실제, 실제 같은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리얼리티와 픽션 사이를 넘나드는 반전을 이렇게 신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영화와 관련해서는 예고편도 보지 말라는 후기를 접하고 관련 감상평과 줄거리조차도 보지 않고 관람했다. 초반부의 38분, 찝찝함을 넘기고 나면 이때까지는 보지 못했던 영화의 세계를 펼쳐낼 수 있는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소개한다.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공포의 표정을 표현하길 바라는 감독은 배우를 몰아붙인다. 그렇게 차갑게 얼어버린 촬영장의 분위기를 풀어보려 하지만 공간이 주는 음산함이 곳곳에 남아있어 상황 자체가 경직되어 있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되지 않는 상황에서 '진짜' 좀비 떼가 들이닥치며 순식간에 피로 물드는 촬영장. 영화로 촬영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며 상황은 악화되고 공포로 가득한 얼굴들이 카메라에 담긴다.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감독이 나타나며 자신이 말하던 영화가 가짜가 아닌 진짜 상황이라며 카메라를 들이민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고 소리치는 감독의 목소리가 영화 곳곳을 채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영화 속의 영화
이 낯설지 않은 영화의 시작은 마치 B급 좀비물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되는지는 영화가 전개되며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카메라 뒤에 놓인 현실이 등장인물들의 태도를 납득하게끔 만드는 연출이 매우 정교하다. 이 단단함은 영화에 경계를 두지 않으며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고에 감탄하게 만든다. 차곡차곡 쌓아간 그들의 현실이 우리가 보는 영화가 되어 넓은 시선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카메라 뒤의 현실.
사실 이 영화는 원테이크로 좀비영화를 생중계로 방송하라는 부탁으로 만들어진 '원 컷 오브 더 데드'라는 영화를 다룬 이야기이다. 짜인 각본에서 진행되는 만큼 뻔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동안 영화 앞의 관객들은 볼 수 없었던 카메라 뒤의 환경, 현장 스텝들의 노고가 빼곡히 담겨있다. 쉽게 말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진짜'를 담아내는 영화의 이야기가 이 모든 것들을 설명하며 마무리된다.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았다면 이 모든 상황이 왜 이렇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알고 있는 것 뒤의 현실은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