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베라는 남자> 리뷰
프레드릭 배크만의 원작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괴팍한 한 남자가 인생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면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린 영화 <오베라는 남자>를 소개한다. 영화는 2016년에 개봉하여 원작 소설 영화로서의 진면모를 보인다. 시애틀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기도 했다. 영화 자체는 단조로운 편이지만 사회에서 소외되는 이들과의 융합을 통해 소소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3월 29일 개봉하는 리메이크 신작 영화 <오토라는 남자>와 비교해서 보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이 가능하다.
오베라는 남자.
한 사람이 있다. 퉁명스럽고 불친절한 이 남자의 이름은 오베. 자신이 정한 나름의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그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다. 규칙과 규율을 지키지 않는 이들로 인해 그의 마음이 한없이 불편해진다. 그래서 마을에는 노망 난 노인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그에게도 사랑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반년 전 죽은 와이프 소냐였다. 오베의 전부였던 소냐가 떠나고 나서 그는 모든 것을 잃은 듯 살아야 간다. 그러던 어느 날, 35년 동안 자신의 일생을 바쳤던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게 되면서 일말의 희망조차 잃어버린 오베는 소냐의 곁에 가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그를 막아서는 새로움의 존재들.
하지만 파르바네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되면서 그 마저도 어려운 일이 된다. 여러 차례 시도를 해보지만 성가신 존재들을 뿌리치기 힘들었던 오베는 장소를 옮기지만 그 마저도 실패한다. 사소한 베풂에 감사할 줄 아는 파르바네 가족과의 교류는 까칠했던 그로 하여금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동안 부재했던 '기쁨'이라는 감정을 깨달아가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 타인도, 자신도 외면하지 않게 된 오베에게 사람이라는 존재는 더 이상 불확실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죽기가 사는 것보다 힘들어.
그의 괴팍함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름의 철칙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그토록 괴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베의 회상을 통해서 더욱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인생은 어떤 것도 예상할 수 없는 변수의 연속이다. 그가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겼던 사랑이라는 존재를 지키기 위해 완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규칙이었던 것이다. 형체 없는 사랑을 향해 끊임없이 삶의 여정을 펼쳐왔던 그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그 나름의 방어기제를 펼친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한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남지 않지만 그 자체로 의미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게 된다.
마침내 도착한 나의 종착역.
집을 지을 때, 기초부터 잘 쌓아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 또한 마찬가지이다. 오베가 사람들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몸이 아니라 전체가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과거지만 현재로 느껴지는 순간을 넘어서 사라진 시간을 채워나가야 한다.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은 나를 완성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무엇보다 타인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다른 이들보다 마음의 크기가 컸던 그가 그 누구보다 타인을 생각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수많은 사람들이 오베의 마지막을 기리기 위해 왔을 것이다.
죽지 않으려면, 죽을 만큼 버텨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