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전거 도둑> 리뷰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은 프랑스 영화계의 누벨바그뿐만 아니라 영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여기서 네오리얼리즘이란 1940년대 후반 이탈리아 감독들에 의해 주도된 영화 제작 방식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패전국이었던 이탈리아 영화계는 국가에 정형화된 영화 제작 방식에 지배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던 감독들이 '네오리얼리즘'을 영화에 반영시키면서 큰 변화를 꾀하게 된다. 할리우드 작품과는 달리 참혹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영화의 방식은 보다 더 영화다움을 이끌어냈다.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적인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영화 <자전거 도둑>을 소개한다.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명작이 디지털 리마스터링되어 2023년 4월 26일 국내에 정식 개봉 되었다.
이곳은 이탈리아 로마의 시내. 이곳에는 실직하여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광장에 몰려들고 일자리를 배정받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그 사람은 안토니오, 오랜 실직 끝에 광고 전단지 붙이는 일을 구하게 되었다. 자전거가 없으면 채용도 취소된다는 말을 듣고 와이프 마리아와 상의한다. 그렇게 집안 살림을 털어 저당 잡힌 자전거를 되찾게 된 안토니오는 다음 날, 일터로 향한다. 하지만 출근 첫날부터 자전거를 도둑맞게 된 안토니오는 일자리를 비롯한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과연 자전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안토니오는 본격적으로 어린 아들 브루노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자전거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지금처럼 cctv가 제대로 발달된 것도 아니었고 경찰이 적극적으로 범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자신의 힘으로 자전거를 되찾아야만 했고 앞으로 꾸려나갈 평범한 삶을 이루고 싶었던 안토니오는 자전거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온도시를 헤집고 다닌다. 그렇게 마침내 자전거 도둑의 행방을 알아내면서 자전거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렇게 끝났다면 참 좋은 결말의 끝이었겠지만 현실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물증도 발견하지 못했고 군중에 맞설 수도 없었던 안토니오는 빈민가를 빠져나온다. 그렇게 궁지에 몰리게 된 안토니오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며 더욱 비참해진 현실을 마주한다.
보다 더 넓어진 영화는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식견을 드러낸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개인에 미뤄둘 수 없는 어떤 문제를 표현화하며 그 시대의 현실을 반영한다. 시민들을 캐스팅하여 이탈리아 시내를 촬영하여 현실감을 더한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지만 사회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개인의 문제 또한 다룬다.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기 보다는 그저 살아가야만 했던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어 그 의미를 더한다.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각박함이 특히 나에게 더 차갑게 느껴졌던 그 상황을 잘 표현해낸다. 또한 영화는 감독의 어떤 시선이 반영되지 않아 더 참혹하고 절망스럽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