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리와 로키타> 리뷰
2023년 4월 27일 개봉한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제75회 칸영화제 75주년 기념상 수상작이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자들이 사회적으로 놓인 현실에 의해 음지의 일을 택하여 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담아낸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용은 아니지만 난민이 겪고 있는 실상을 영화로 표현하여 그들과의 '대화'와 가까워질 수 있게 만든다. 지금까지 보고 믿었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다가올 영화이다.
https://youtu.be/TE02 d5 Oavkc
토리와 로키 타는 친형제는 아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토리는 체류증이 있지만 로키 타는 없었기에 당국으로부터 토리의 누나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했고 번번이 실패한 탓에 여전히 체류증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향의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을 해야 했고 체류증을 받지 못한 로키 타는 합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없었다. 요리사 베팀의 마약 배달책이 되어 일을 하게 되고 그 일마저도 로키타를 감시하며 돈을 갈취하는 악덕 중개인으로 인해 소용이 없어진다. 상황이 악화되자 허위 체류증을 만들어주겠다는 베팀의 제안으로 불법 대마초를 재배하는 곳에 갇혀 일하게 되면서 로키타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넌다. 토리는 그런 로키타를 구하기 위해 몰래 따라나서고 탈출을 감행하는데, 과연 이들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주위에는 어른들이 있었지만 그저 그 상황을 이용하여 착취하거나 혹은 방관하는 이들뿐이었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것도, 새로운 꿈을 꾸는 것도 사치였던 탓에 현실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친다. 순수한 우정의 힘으로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은 결국 제자리걸음인 참혹한 현실을 되새길 뿐이었다.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좀 달랐을까. 착취당하는 피해 당사자의 시선으로 다뤄지는 영화는 상당히 가혹하게 느껴진다. 지금의 현실에서 더 나아가는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이 동정심이라는 단어로 치부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어떤 것도 지키지 못해서 그 투쟁이 잔혹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처음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접한 건 <소년 아메드>라는 영화였다. 자신의 신앙심을 지키기 위해서 타인의 생명을 앗아 가는데 거리낌이 없는 모습을 가지고 있던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범죄소년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은 제목과 누구를 위한 구원일지 모를 결말이 아쉽게 느껴졌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익숙함을 느꼈다.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돋움이 아닌 그저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현실을 더욱 가혹하게 표현하기 위해 토리와 로키타의 우정을 '이용'하는 듯한 영화의 시선이 상당히 선명해서 서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