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공식작전> 시사회 리뷰
<끝까지 간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다시 돌아왔다. 1986년 레바논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비공식작전>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8월 2일 개봉 예정이다. 전부 실화는 아니기 때문에 영화는 그 과정 속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 모습을 하고 있다. 132분의 상영시간으로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하정우와 주지훈의 케미가 돋보인다.
의문의 차량이 들이닥쳐 현지의 무장 세력에 의해 한 외교관이 이유도 모른 채 납치된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수화기 너머로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가 들려왔고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동료를 구출하는 임무가 시작된다. 미국 발령을 위해 비공식 작전에 합류하게 된 민준은 본격적으로 오재석 서기관을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다. 하지만 공항에 내리자마자 예상치 못한 순간의 연속으로 위기에 처한 민준은 우연히 어떤 택시에 올라타게 되는데.. 과연 민준은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떠들썩하던 시기,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아 구출작전이 비공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을 겪어내야 했다. 전쟁으로 뒤덮인 나라에서는 총을 가지지 않으면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오직 누군가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구해냈고 살았으며 존재했다. 인정받기 위함이 아님에도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분명 나라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외교관은 해외에 있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나라가 지켜주지 않는다면 지위와 관련 없는 개인은 어디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까.
영화 <비공식 작전>은 상당히 무난한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해외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으로 그들을 구출하는 이야기는 상당히 익숙한 소재다. 1986년 납치된 도재승 서기관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모두 허구다. 분명 결말이 정해져 있지만 이야기 전개를 펼쳐나가며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건 전적으로 감독의 연출에 달려있다. 전반부에서 잘 채워 넣은 영화적 상상력은 꽤 세밀하게 표현되고 결말이 궁금해지는 전개였다. 하지만 감동을 주기 위한 마지막 설정에서 몰입감이 깨지며 아쉬움을 더한다.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가 액션에 치우쳐져 있고 오락 영화에 가까웠기 때문에 주제가 묵직하게 남지는 않았다. 다만 상대적으로 잘 풀리는 상황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 하정우 X주지훈 케미를 더욱 흥미롭게 나타낸다. 차량 추격신을 필두로 다양하게 펼쳐지는 총기 액션은 영화관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별미다. 익숙한 맛은 아는 맛이라 맛있을 때도 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질리기 십상이다. 이제는 한국 영화도 무언가를 보여 주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소재를 다뤘던 <모가디슈>, <교섭>과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는데,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영화는 없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모가디슈 > 비공식작전 > 교섭 순으로 평가될 것 같다. 세 가지 영화를 비교하며 관람하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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