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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May 03. 2022

축복이라 불리는 것이 저주로 다가오는 순간.

영화 <레벤느망> 리뷰

여성의 몸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숨기지 않고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들이 겪는 고통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장면들이 공포로 다가오지만, 이들의 몸을 이용하여 자극적인 소재로 삼지 않으며 사실적인 체험을 끌어낸다. 또한 상황으로 결론을 끌어내지 않는 시선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오로지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영화는 선택을 존중하며 죄책감을 심지 않는다.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낙태라는 문제는 하나의 사건이다. 누구도 선택할 수 없고 책임질 수도 없는 그런 사건. 여성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병’은 잔잔한 일상을 요동치게 만드는 것이다. 병에서 드러나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의 모습은 좁은 화면만큼이나 좁고 갑갑하다. 어떤 행위는 같이 했지만, 한쪽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형태가 되며 더욱 갑갑해진다.

그렇게 한쪽이 끊임없이 시선을 마주하며 감내하다 끝끝내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 순간 겹치는 첫 장면, 그도 얼마나 많은 소용돌이를 맞이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주변에 나누는 순간 펼쳐지는 경멸의 눈빛,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이 상황을 홀로 얼마나 견뎌왔을까.

홀로 견뎌온 상황을 몸이 부서지는 고통의 순간으로 물들이며 순간들을 떠나보낸다. 마침내 선택한 일이 이루어지고 자기 삶에 빛이 들어오며 앞으로 나아간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선택하고자 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운’에 의해서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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