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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Jan 16. 2024

행적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면 계속 됐을 관계의 연속성.

영화 <그 남자, 좋은 간호사> 리뷰


<그 남자, 좋은 간호사>는 2022년 10월 19일 개봉했고 10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이다. 토비아스 린홀름 감독이 연출하고 제시카 차스테인과 레드메인이 주연을 맡았다. 미국의 연쇄 살인마 찰스 칼런의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찰스 컬런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여러 병원에서 중환자들을 살해한 인물로, 그의 범행은 당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에이미는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집중치료실 간호사로 일하며 고된 업무와 야간 근무를 감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 새로 온 동료 간호사 찰리는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그는 힘들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환자들의 연이은 죽음으로 인해 수사가 시작되고 찰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항상 그녀에게 위로가 돼주었던 그는 사실 잔혹한 연쇄 살인마였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찰리가 정말? 믿을 수 없지만 왠지 다르게 보이는 찰리, 자신과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진실을 알아야만 했다. 에이미는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남자는 과연 좋은 간호사일까?



제시카 차스테인과 에디 레드메인


제시카 차스테인은 에이미라는 캐릭터를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인물로 완벽하게 표현해 낸다. 에이미는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에이미의 강인한 의지와 따뜻한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은 점이다. 에디 레드메인은 찰스라는 캐릭터를 겉으로는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속은 잔인한 연쇄살인범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찰스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인물이다. 에디 레드메인은 찰스의 잔인함과 냉혹함이 서려있지만 그 모습을 감춘 인물이 쏟아내는 분노의 감정을 정말 소름 끼치게 잘 표현했다. 두 배우는 서로의 연기에 녹아들며, 극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마치 그 장면을 직접 마주한 것처럼.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이중성


전반적으로 영화 <그 남자, 좋은 간호사>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이자,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심리 드라마이다. 그의 범행 동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관객을 속일 정도로 '좋은 간호사'라는 가면을 쓰고 사람을 어떻게 속여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현실적인 연출로 몰입감을 높이고 실제 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처럼 느껴졌다. 범죄의 연관성과 태연한 찰리의 모습이 동떨어지는 모습이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뭐든 좀 갑작스러웠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영화의 감정선과 결말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느슨한 전개로 이어지는 만큼 영화의 완성도를 전체적으로 잘 쌓아 올렸어야 했는데, 다소 얕은 메시지와 찰스 컬런에 대한 이야기가 잘 전달되지 않아 완성도가 떨어진다.  찰스는 왜 살인을 저질렀을까? 그는 정말로 '좋은 간호사'였을까? 의문은 풀리지 않았지만 적어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이중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간호사'라는 호칭에 갇히게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소름 끼치게 만든다. 그가 저지른 참혹함에 비해 결말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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