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한 라짜로> 리뷰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행복한 라짜로>는 2019년 6월 20일에 개봉한 영화이다.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로 프랑스 4대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1970년대 이탈리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순수한 청년 라짜로와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본질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섬세한 연출과 아름다운 영상미, 감동적인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시골 마을 인비 올라타, 라짜로는 마을의 지주인 후작 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청년이다. 겉으로는 교육과 대우, 배려가 다 갖춰진 것 같았지만 외부와의 소통을 막으며 마을 사람들을 착취의 대상으로 삼았다. 소작이 법으로 금지되었다는 것도, 착취당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저 일상을 살아갈 뿐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가장 아래의 먹이사슬에 존재했던 라짜로는 또 그들에 의해서 착취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을 위해 마을을 찾아온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와 둘만의 우정을 쌓게 된다. 자유를 갈망하는 탄크레디는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납치극을 꾸미고 납치 신고로 마을을 찾아온 경찰에 의해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착취된 삶 후에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라짜로에 의해 형체가 드러나고 도시의 생활에서도 고단한 하루의 반복에 지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세상은 순식간에 변하고 발전하지만 그 속에서도 거짓이라는 단어는 변하지 않고 소외된 이들을 파고들어 그들의 상처를 벌리고야 만다. 귀족 계급으로부터의 착취가 자본주의 사회의 착취로 바뀌었을 뿐이다. 과연 이 발전은 우리를 위한 것이 진정 맞을까. 거짓이 거대해지고 당연해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텅 빈 공간처럼 공허해지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라짜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늘 배경으로 존재하는 맨 아래의 존재, 그는 곤란한 요구도 들어주는 청년이다. 자신이 착취의 대상에서 착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용하지 않는다. 다만 온화한 미소로 주변을 돌아볼 뿐이다. 이러한 라짜로의 모습을 보면 지금의 세상에는 어떤 가르침이 내려와도 받아들여질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영화를 보면 설령 라짜로와 같은 존재가 나타난다 해도 이 세상은 성자를 담기엔 한참 부족한 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함이 현실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짜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그는 죽음을 초월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사라진다 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은 존재로 남을 것을 암시한다. 설령 그 신성함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해도 언젠가는 선한 존재의 신성함을 인정받을 그날이 오지 않을까.
영화는 현실과 동화적인 요소가 섬세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라짜로의 순수함은 마법처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현실 세계의 어두운 면과 대비되는 아름다운 희망을 보여준다. 시간 여행과 같은 상상적인 요소는 라짜로의 특별함을 더욱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특히 <행복한 라짜로>는 단순한 동화가 아닌,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라짜로를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본다거나, 봉건 사회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희망으로 해석한다거나, 현대 사회의 빈부격차와 불평등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하는 시각 등 다양한 관점에서 영화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점이다.
<행복한 라짜로>는 순수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우화를 통해 삶의 본질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섬세한 연출과 아름다운 영상미, 감동적인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탈리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순박한 청년 라짜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행복한 라짜로>의 전개는 잔잔한 물결처럼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겉보기에는 동화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봉건적 사회 구조와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 특히 라짜로는 마치 성자처럼 순수하고 선한 영혼을 가졌다. 그는 동물과 식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며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푼다. 그러나 라짜로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의 순수함을 악용하거나 무시하며, 봉건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억압과 착취한다. 영화는 순수함과 잔혹함이라는 상반된 모습을 대비시킴으로써 현실 세계의 모순을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다.